현대문학 4월호 故 이문구 특집…후배 추모글-유작 실어

  • 입력 2003년 3월 26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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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월간 문학' 시절의 이문구씨. -사진제공 현대문학
1970년 '월간 문학' 시절의 이문구씨. -사진제공 현대문학
‘기다려도 기다려도 안 오던 문예지 원고 청탁을 등단한 지 거의 2년 만에 ‘월간문학’으로부터 처음 받았는데 청탁을 해준 편집자가 이문구였습니다.’(소설가 박완서)

소설가 이호철 박상륭 이동하 김주영 이경자 황충상, 시인 강형철 등이 이제는 가슴에 남고만 이를 기렸다. 2월 25일 향년 62세로 영면에 잠긴 소설가 이문구의 추모 특집이 마련된 ‘현대문학’ 4월호에서다. 이번 호에는 고인의 유작인 산문 ‘장날과 장 구경’ ‘인생과 축생’ ‘동심으로 돌아간다면’과 동시 ‘대추나무’ ‘햅쌀밥’ ‘몽촌토성 꺼병이’의 육필 원고도 함께 실렸다.

이동하는 1968년 김동리의 손에 이끌려 온 다부지고 강인한 청년 이문구와의 만남을 기억한다. ‘월간문학’ 일을 같이 하게 된 이문구는 차도 없던 시절, 무거운 책 꾸러미를 양손에 하나씩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서점가를 오가는 근면하고 착실한 일꾼이었다. 또 박봉으로 인해 동료들이 다들 자리를 옮겨도 이문구만은 스승인 김동리를 생각해 초지일관 사무실을 지켰다고 한다.

‘얼굴 한 번 붉히는 법 없이, 짜증 한 번 내는 법이 없이, 늙은이든 젊은이든 층하를 두는 법도 없이, 하루 이틀도 아닌 몇십 년을 두고 그들의 뒤치다꺼리를 언제나 좋은 얼굴로 기꺼이 감내하는’ 문단의 큰형 이문구로부터 김주영은 흉내낼 수 없는 너름새와 의리, 신뢰를 깨닫는다.

세상을 떠나기 일주일 전 이문구는 가퇴원해 마지막으로 원고를 정리했다. 그때 그에게 60여편의 동시를 넘겨 받은 ‘창작과비평사’는 ‘산에는 산새, 물에는 물새’(가제)를 7월경 출간할 계획이다. 한편 49재에 맞춰 4월 중순경 ‘바다출판사’에서 나올 예정인 고인의 산문집에는 우리말에 대한 묘미, 문단 이야기, 세태 비판 등을 담은 50여편의 산문이 포함돼 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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