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메이크업]"뉴요커 손톱손질-얼굴마사지 특히인기"

  • 입력 2003년 2월 6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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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니크의 자넷 바투치 부사장이 ‘밤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컨셉트로 최근 출시된 노화방지 신제품 ‘리페어웨어’ 홍보용 패키지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신석교기자 tjrry@donga.com
크리니크의 자넷 바투치 부사장이 ‘밤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컨셉트로 최근 출시된 노화방지 신제품 ‘리페어웨어’ 홍보용 패키지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신석교기자 tjrry@donga.com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 크리니크의 국제홍보(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담당인 자넷 바투치 부사장. 아시아시장 현황 파악차 한국에 들른 그를 3일 오후 서울 강남에서 만나 최근 뉴욕에서 인기인 미용, 몸 가꾸기 트렌드에 관해 들었다.

바투치 부사장은 블랙 니트 셔츠와 블랙 스커트, 그물이 촘촘하지 않은 검은색 망사 스타킹을 갖춰 입고 있었다. 검은색 의상과 머리색에 대비를 이루도록 빨갛고 매끈하게 매니큐어를 칠한 손톱에 시선이 머물렀다.

“아, 이 손톱은 집 근처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네일살롱 ‘조이스 네일&풋 스파’에서 다듬은 거예요. 매주 한번씩 손톱 관리를 받지 않으면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을 정도로 집착하고 있죠.”

바투치 부사장은 2001년 3월 크리니크에 영입됐다. 1972년부터 30년 동안 뉴욕의 홍보대행사 ‘힐 앤드 놀튼’ ‘엠 부스 앤드 어소시에이츠’ 등지에서 바나나리퍼블릭, P&G, 베스트푸드, 푸에르토리코 관광청, 바셀린, 크루그 샴페인 등의 홍보를 맡아왔다. 따라서 관련업계에서는 의식주와 관련된 각종 트렌드의 정보통으로 통한다. 3년 전 뉴욕 맨해튼에서 뉴욕 근교 웨스트체스터로 이사를 간 뒤 현재 부동산 투자 전문 변호사인 남편 루벤 사무엘과 고등학생 딸 알렉산드라(18), 초등학생 아들 데이비드(10)와 함께 살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길고 화려한 색상의 손톱이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뉴욕의 네일 살롱에서는 길이가 짧고 최대한 피부색과 가까운 자연스러운 손톱을 해 달라고 주문하는 여성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여덟살 무렵부터 화장을 시작해 사춘기에 접어들면 얼굴을 마치 팔레트로 생각하는 10대 소녀들 사이에서도 농도가 묽은 파운데이션과 색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 아이섀도가 인기죠. 저 같은 학부모들에게는 희소식이지만….”

경제 불황과 불안정한 세계 정세 등의 악재가 알게 모르게 작용했기 때문인지 직장이 있는 뉴요커들 사이에서는 마냥 몸을 축 늘어뜨리고 무방비 상태로 누워 있는 전신 스파나 토털 보디 트리트먼트는 오히려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손톱 손질, 페이셜 스파, 운동 가운데 한 가지를 정해 몰두하려는 성향이 강한 것 같아요. 특히 2시간 안에 얼굴, 몸 등에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도심 속 ‘데이 스파’가 성업중이죠. 최근에는 남성들만을 위한 ‘데이 스파’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어요.”

바투치 부사장이 최근 건강을 지키고 다이어트를 계속하기 위해 택한 운동은 ‘필라테스’다. 시간이 날 때마다 집 근처의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찾는다. 각종 요가 강좌가 맨해튼을 중심으로 성업중이고 여전히 패션 전문 잡지에는 크리스티 털링턴, 귀네스 팰트로 등 유명 여배우의 요가 수련 장면이 등장하지만 전문직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필라테스’ 스튜디오에 다니는 것이 새로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필라테스는 독일계 미국인 조지프 필라테스가 75년 전 창시한 정신 수련, 호흡법 및 근육 운동법의 하나로 요가와 고대 로마, 그리스인들의 체력 및 정신 수양 이론을 근간으로 했다.

“눈 뜨고 나면 다음 날 새로운 스튜디오가 생겨날 정도예요. 배쪽에 힘을 주고 호흡을 조절한 뒤 잘 쓰지 않는 근육들을 하나 둘 움직여 보는 것이 기본 동작 가운데 하나죠.”

이와 동시에 각종 안티 에이징 미용 제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들이 40∼50대가 되면서 각종 노화방지 제품들의 인기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류층 여성들이 한 명의 전문의를 고용해 함께 파티를 열면서 보톡스를 맞는다는 뉴욕의 ‘보톡스 파티’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긴 하지만 다수는 ‘그건 정당하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세련된 것만 찾을 것 같은 뉴요커들도 아름다움을 가꾸는 데 있어 ‘중용(balance & harmony)’을 찾아야 한다는 의식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요.”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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