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도쿄 뷰티 트렌드]각질 벗겨 피부 하얗게…

  • 입력 2003년 2월 13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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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헬레나 루빈스타인의 아키고 다카기씨가 도쿄 신주쿠 세이부 백화점에서 초봄 메이크업에 어울리는 립스틱을 고르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살짝 오렌지색이 섞인 베이지색 립스틱이 잘 팔린다.

일본 헬레나 루빈스타인의 아키고 다카기씨가 도쿄 신주쿠 세이부 백화점에서 초봄 메이크업에 어울리는 립스틱을 고르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살짝 오렌지색이 섞인 베이지색 립스틱이 잘 팔린다.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들이 노리는 최대 시장은 일본이다. 화장한 티를 크게 내지 않는 ‘투명 화장’의 진원지답게 얼굴 피부 가꾸기에 신경을 쓰는 일본인이 많다 보니 각종 기초 화장품에서 화이트닝제까지 스킨케어 화장품의 매출액은 다른 나라들이 따라잡지 못할 정도다.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는 화장품 브랜드 ‘헬레나 루빈스타인’의 화이트닝 라인 신제품 ‘프리미엄 화이트 울트라 에센스’와 자외선 차단제 및 메이크업 베이스 ‘프리미엄 UV 어반 액티브’, 화이트닝용 트윈 케이크 ‘프리미엄 화이트 피니시’의 런칭을 기념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 참가한 일본의 피부과 전문의 등 스킨케어 전문가들로부터 일본의 화장 및 피부 가꾸기 트렌드를 들었다.

● 화이트닝

표피의 각질을 살짝 벗겨 피부를 하얗게 가꿔준다는 화이트닝 제품들은 처음부터 동양 여성들을 타깃으로 개발됐다. 특히 최대 시장인 일본에는 각 화장품 브랜드의 화이트닝 연구소가 몰려 있다. 화이트닝법으로는 약한 산(酸)성분이 들어 있는 화장품을 꾸준히 발라주는 방법과 피부과에서 실시하는 필링을 통해 단기간에 효과를 보는 방법이 있다.

각질을 벗겨내는 필링은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가 상한 우유에 목욕을 했다거나 중세 프랑스 귀족들이 와인으로 목욕을 했다는 기록, 일본의 귀족들이 구연산이 풍부한 감귤 껍질을 우려낸 물에 목욕을 한 사례 등을 통해 볼 때 역사가 긴 미용법이다.

도쿄 신주쿠의 요쓰야상초메(四谷三丁目) 피부과 야마다 미나(42·여) 원장은 “90년대 말부터 대중적으로 보급된 스킨 스케일링법 가운데 특히 글리콜릭산을 이용한 화이트닝 스케일링이 가장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야마다 원장은 이와 더불어 “‘프티(petit) 성형’이 일본 피부과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프티 성형’은 히아룬산으로 주름을 완화한다든지 특수 레이저로 잡티를 제거하는 시술. 급작스럽게 얼굴 형태를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티 안나게 조금씩 얼굴의 결점을 없애고 윤곽을 교정하기를 원하는 ‘소심한’ 환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 공해로부터의 차단

도쿄에서는 공해로 인한 피부 손상을 줄여주는 데이크림을 찾는 여성이 크게 늘고 있다. 도시 여성들의 피부에 자외선만큼이나 해로운 요소가 대기 오염 성분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헬레나 루빈스타인 과학커뮤니케이션부 수석 연구원 크리스타인 몬타스티에 박사(57·여)는 “헬레나 루빈스타인의 ‘프리미엄 UV어반 액티브’는 전 세계적으로 대기 오염이 가장 심한 것으로 알려진 멕시코시티에서 실험을 거쳐 오염물질에 저항하는 성분이 개발됐다”며 “앞으로 항(抗)오염물질이 포함된 제품은 도쿄 등 인구가 많고 대기 오염이 심한 세계 대도시에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몬타스티에 박사는 “화이트닝 제품은 자외선 또는 공해 방지 제품과 함께 사용해야 효과가 커지고 성분 손실이 적다”고 덧붙였다.

● 색조 화장

헬레나 루빈스타인 일본사무소의 스킨케어 담당 아키고 다카기(27·여)는 “색조 화장 가운데 일본 여성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마스카라”라고 전했다. 실제로 거리에서 마주치는 여성들의 얼굴을 봐도 속눈썹 아래위 부분 모두가 정교하게 칠해져 눈매가 매력적인 경우를 많이 목격할 수 있었다. 많게는 기능이 다른 3가지 이상의 마스카라를 사용해 속눈썹 중간은 길이가 훨씬 길어보여 귀여운 느낌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아래 눈썹은 빳빳하게 펴지도록 하는 등 공을 들이는 여성들이 많다.

봄이 다가오면서 노란색, 연보라색, 초록색 아이섀도가 인기리에 팔린다. 한편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가슴선이 깊게 파인 상의를 입은 20대 여성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가슴 부위에 시선을 모으게 하기 위해 목에서 가슴까지 펄 파우더나 젤 타입의 로션을 바른 여성들도 많았다.

도쿄〓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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