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피천득 선생이 쓴 어린이 책 '어린 벗에게'

  • 입력 2002년 12월 25일 18시 57분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어린이와 똑같아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참으로 진실입니다. 한해 한해 나이 먹으면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생각하다 보면 바로 순수한 아이 같은 마음으로 살면 된다는 해답을 얻기 때문입니다.’(책을 내면서)

금아 피천득(琴兒 皮千得·92·사진)선생이 어린이들을 위한 책 ‘어린 벗에게’(여백)를 펴냈다. 그동안 발표한 여러 글 중에서 ‘어린이들이 읽었으면’ 하는 글을 손수 골랐다고 그는 설명했다.

수필 ‘서영이에게’, 시 ‘백날 애기’ ‘어린 시절’ ‘기다림’ 등 40, 50년대 어린이 잡지 ‘소학생’ ‘어린이’ 등에 연재한 마크 트웨인, 너새니얼 호손 등의 번역 작품 등이 23편 실렸다.

옛날 어린이 잡지에 기고한 글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아동문학가 이재철 교수(단국대)가 ‘소학생’ ‘어린이’ 등을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소중한 글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그는 밝혔다.

금아의 소년 같은 마음과 순수한 감성이 명징(明澄)한 여러 글은, 따뜻한 아랫목에서 할아버지가 손자를 토닥이며 나직하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연상케 한다.

“아이의 눈을 보면 분명 신이 있는 것 같다”는 저자의 어린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책 속에 송이송이 피어난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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