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가족]서울 청담동 아동복거리 “디자인으로 승부”

  • 입력 2002년 12월 10일 16시 51분


멋과 고급스러움을 입히려는 부모들이 서울 청담동 아동복거리 가게를 자주 찾는다./ 박영대기자
멋과 고급스러움을 입히려는 부모들이 서울 청담동 아동복거리 가게를 자주 찾는다./ 박영대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서울 청담동 일대 ‘아동복 명품 거리’가 활기를 띠고 있다. 일부 부모가 각종 모임에서 자기 아이를 보다 튀어 보이게 하기 위해 수입 아동복을 파는 청담동 가게들을 앞다퉈 찾고 있기 때문.

이들 가게는 주로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직접 수입한 의류를 한 곳에 모아 파는 ‘편집 매장’ 형태를 띠고 있다. 그동안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에서 수입한 옷들이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벨기에 스페인 등으로 지역과 디자인이 다양화됐다.

가게마다 ‘클래식’ ‘로맨틱’ ‘실용성’ 등 주된 테마를 갖고 있어 부모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이 거리를 둘러본다.

●브랜드는 가라, 디자인으로 승부한다

아동복 명품이라면 한때 구치 프라다 불가리 폴로 게스 등 명품 브랜드에서 내놓은 아동복을 떠올렸다. 그러나 청담동 일대 가게들에는 이런 상품보다는 ‘숨어있는 명품’이 훨씬 많다.

라스투펜데리아, 아모레, 플로리안, 르 앙팡 드 기스, 카프, 에쎄 등 그다지 많이 들어본 브랜드는 아니지만 독특한 디자인과 색상을 지닌 상품들이 많다. 주로 가게 주인들이 직접 유럽을 다니면서 눈에 띄는 대로 찾아 사온다.

‘실버스푼’을 운영하는 차승은 사장(31)은 “요즘 부모들은 예쁘고 독특한 것이면 특정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아이에게 사 입힌다”며 “일년에 하루만 입히더라도 특정한 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사는 주부 홍지연씨(31)는 “네살, 한살짜리 아이가 있는데 최근 연말을 맞아 부부동반 망년회에 아이를 데려갈까 싶어 청담동 일대를 둘러봤다”며 “생일 등 행사 때나, 계절별로 이런 옷을 사두면 디자인이 고급스러워 두고두고 물려 입히게 된다”고 말했다.

‘공주 취향’의 레이스 달린 옷이나 넥타이에 양복 등 정장은 아동복의 단골 아이템. 그래도 최근에는 완전 정장 스타일보다는 ‘세미클래식’이 잘 팔리고 있다. 옷감은 실크나 새틴, 워시트 코튼 등 자연소재를 써서 고급스러움을 살리면서도 평상복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들이 대부분.

●어떤 가게 있나

얼마 전 문을 연 ‘모짜렐라’는 영화배우 유오성의 부인 명경수씨가 운영하는 가게다. 이 가게의 특징은 벨기에 네덜란드 스페인 등 ‘비주류’ 유럽권의 옷을 살 수 있다는 점.

옷은 드레스나 정장은 하나도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화려한 색감을 살린 옷들이 대부분이다. 원색에 가까운 색상을 채택했지만 ‘오일릴리’나 ‘베네통’처럼 순수한 원색이 아니라 한 톤씩 낮춰서 부드러운 느낌을 살렸다.

‘마미뇽’은 널찍한 가게 안쪽으로 VIP룸이 마련돼 있어 부모가 차를 마시며 앉아서 쉬는 동안 가게 점원들이 아이에게 옷을 갈아 입혀 선을 보일 수 있게 돼 있다.

상품은 아기자기한 디테일로 눈길을 끈다. 모자나 장갑에 곰이 달려 있거나 열이 가해지면 하늘색에서 흰색으로 색상이 변하는 모자 같은 것을 내놓았다. 파스텔톤의 레이스 달린 옷이 많다. 엄마와 함께 입도록 ‘블루마린’ 커플룩도 갖춰놓았다.‘실버스푼’은 ‘트루사르디’ 아동복을 국내 독점 공급하고 있어 남자아이 옷에 강점을 갖고 있다. 임신복도 다양하게 갖춰져 있고 아동 가구 전문 매장을 함께 운영한다.‘쁘띠슈’는 어른 정장을 그대로 축소해놓은 듯 클래식한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있으며 ‘까샤렐’은 다른 가게와 달리 소품은 많지 않지만 색상과 스타일이 다양한 프랑스 까사렐 제품을 판다. 이밖에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싸고 소품이 다양하게 갖춰진 ‘사과반쪽’, 캐주얼부터 정장까지 다양한 ‘쁘생’이 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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