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 증가〓중국산 김치는 국내 제품보다 맛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싸다. 이에 따라 단체급식과 출장외식(케이터링) 등 대량공급이 필요한 곳에 중국산 김치가 밀려들고 있다.
25일 국내 김치제조업체 ‘김치박사’의 권기균(權奇鈞·45) 사장은 “김치를 사먹는 풍토가 확산되면서 중국산 김치가 싼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중국산은 도매가격 기준으로 1㎏에 850원선에 공급돼 이 보다 2배가량 비싼 국내 김치(1500원)를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김치 수입은 1999년 3만3000달러(90t)에서 2000년 17만7000달러(467t), 2001년 19만5000달러(393t)였으며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26만3000달러(556t)로 3년 사이 8배나 급증했다.
▽해외 수출시장 타격 예상〓중국산 김치의 공세는 ‘원조 김치’ 맛을 잘 모르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일본 내 중국산 김치의 판매 가격은 400g에 200엔(약 2000원)으로 한국산 김치(398∼428엔)의 2분의 1수준.
이 때문에 전북의 경우 10월 말 대일 김치수출액이 27만1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0만5000달러에 비해 무려 77%나 감소했다. 일본에 대한 김치 수출은 1999년 7703만8000달러(2만3816t), 2000년 7646만3000달러(2만2261t), 2001년 6502만8000달러(2만2200t)로 매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김치수출업계 관계자들은 “2∼3년 후면 중국산 김치의 일본시장 점유율이 국산 김치에 육박할 수 있다”며 “한국산 김치의 깊은 맛과 영양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는 일본 내 중국산 김치의 판매량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기업의 과당경쟁〓국산 김치의 일본 수출단가는 ㎏당 3.43달러에서 2002년에는 2.73달러로 크게 떨어졌다. 이에 대해 김치수출조합 차우진(車宇振·37) 차장은 “80개 국내 김치 수출업체 중 절반가량이 가격덤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완수(朴完洙·47) 한국식품개발연구원 김치연구단장은 “일본 수입업체들이 중국산 김치 가격을 들어 한국산 김치 가격을 깎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1년 7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로부터 일본의 ‘기무치(kimuchi)’를 물리치고 ‘김치(kimchi)’를 국제규격 식품으로 승인 받았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