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쇼핑]"우리 아이가 모델이에요"

  • 입력 2002년 11월 5일 17시 48분


생후 12개월인 정지혁군(왼쪽)은 엄마 사업의 일등 공신./ ‘아마추어’ 아기 옷 모델인 두 살배기 박지윤양
생후 12개월인 정지혁군(왼쪽)은 엄마 사업의 일등 공신./ ‘아마추어’ 아기 옷 모델인 두 살배기 박지윤양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www.auction.co.kr)에서 8개월 동안 아기 옷을 팔아온 박명숙씨(28·여·서울 송파구 가락동)는 월평균 1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탄탄한 개인 사업자다. 박씨의 ‘파트너’는 다름 아닌 생후 12개월 된 아들 지혁군.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옷을 골라 인터넷에서 파는 엄마의 사업은 아들 덕택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박씨는 “아기를 직접 모델로 쓰니까 실제 치수를 쉽게 가늠할 수 있고 옷을 구매하려는 엄마들로부터 귀여움과 친근감을 동시에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3월 사업을 시작한 이래 줄곧 주당 20여벌 파는 수준이었으나 8월 아들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주당 800벌로 무려 40배나 늘은 것. 최근에는 배송을 전담하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을 정도다.

이처럼 중고 유아의류를 파는 경매사이트나 개인 인터넷쇼핑몰(소호몰·SOHO mall)의 마케팅기법이 조금씩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실제 아기를 모델로 쓰는 광고. 유아 전문브랜드가 아닌 탓에 자기 아이나 동네 아이를 모델로 쓰는 게 고작이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유아내의를 취급하는 소호몰 사업자 윤석분씨(43·여)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두 살배기 지윤이를 모델로 쓴 이래 매출이 크게 늘었다”면서 “구매자들이 ‘깜찍한’ 지윤이 사진을 보면서 자기 아이를 떠올리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옷에 솜을 넣은 ‘엉성한’ 광고는 더 이상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 옥션 이홍찬 이사는 “우리 사이트에만 20여 개 유아복 소호몰들이 ‘아마추어’ 아기를 모델로 쓰고 있다”면서 “엄마들의 호감을 자극하는 감성(感性) 마케팅의 일종으로 꽤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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