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중소병원 10중 1곳 도산위기

  • 입력 2002년 9월 12일 17시 44분


운영난으로 문을 닫는 중소병원이 갈수록 늘고 있다.

12일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병상 수 30개 이상의 병원 975곳 중 50곳(5.1%)이 폐업하거나 동네의원급으로 전환했다.

병원협회는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약 100곳(전체의 10.3%)의 병원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을 닫는 병원의 비율은 1999년 6.5%, 2000년 7.4%, 2001년 8.9% 등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인데 대상은 대부분 중소병원이다.

이는 의약분업의 영향으로 약에서 나오는 수입이 없어진 데다 건강보험 수가체계가 병원보다 동네의원에 유리하도록 조정됐기 때문이다.

외래진료비가 1만5000원 이하인 경우 환자가 동네의원에서는 3000원(정액)을 내지만 대형 종합병원에서는 50%, 중소병원에서는 40%를 내야 한다.

이에 따라 환자들이 진료비 부담이 적은 동네의원으로 몰려 특히 중소병원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2001년도의 경우 병원 외래환자는 1999년보다 4.2% 줄었으며 병원 1곳당 진료비 수입은 22% 감소했다.

외상대금을 갚지 못해 건강보험공단에 접수된 병원의 진료비 가압류 금액도 올 2월 현재 9670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체 병원의 3개월 진료비 청구액에 해당한다.

전문의가 개원을 위해 병원을 그만두는 것도 중소병원의 운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소병원의 전문의 이직률은 평균 34%로 국공립병원(16.5%)보다 훨씬 높다. 진료과목별로 보면 성형외과(61.9%), 소아과( 47.2%), 신경외과(37.4%), 내과(37.2%)의 이직률이 높아 불가피하게 진료과목을 없애는 병원이 적지 않다는 것.

병원협회 성익제(成益濟) 사무총장은 “병원 입원료가 원가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고 입원환자를 위한 조제료가 일반약국(병원외 약국)의 3분의 1 수준이어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며 “병원 입원료 및 조제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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