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돌아온 신해철 "이제 연습은 끝났다"

  • 입력 2002년 9월 8일 17시 21분


“88년 데뷔 이후 지금까지 내 음악은 ‘습작중’이었습니다. 이번 공연은 습작 음악의 마무리 무대입니다.”

최근 4년간의 해외 유학을 끝내고 귀국한 로커 신해철(34)이 활동을 재개한다. 그는 12일 오후 8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대형 공연 ‘비 마이 베스트(Be My Best)’를 열고 베스트 음반도 낸다.

그는 98년 이후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2년간 음악 기획과 제작, 뮤직비즈니스 등을 공부했다. 녹음 엔지니어링 기술도 국내 웬만한 기사와도 맞먹을 만큼 습득했다. 그는 “음악을 하기 위한 유형 무형의 기초 학문을 거의 섭렵했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영국에서 뮤직 비즈니스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였다. 국토 면적이나 음반 시장의 규모가 한국과 비슷한 영국의 음반 산업을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것. 신해철은 “영국의 음악이 유럽과 미국에서 큰 물결을 이루는 이유는 자국내 음반 제작 시스템이 견고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신해철은 해외 경험을 바탕으로 연말경 음반 기획사를 설립할 계획이며 90년대 한국 록을 이끌어왔던 그룹 ‘넥스트’도 다시 창단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이런 계획을 앞두고 벌이는 결산 무대다. 신해철은 “이번 공연까지가 내 음악 인생의 ‘파트 1’이고 넥스트 재창단은 ‘파트 2’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공연 연출은 음악평론가 강헌씨가 맡았다. 강씨는 한국 록음악사에서 신해철의 의미를 재발굴한 평론가로 누구보다 신해철을 잘 알고 있다. 신해철은 “그러기에 공연 구성을 강씨에게 일임했다”며 “나는 그저 불타오르는 가슴과 열정으로 노래할 뿐”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음반은 그동안 발표했던 음반 22장의 축소판으로 세장의 CD로 구성했다. 그는 “베스트 음반은 과거의 집약이 아니라 새로운 팬들을 위한 선물의 의미도 크다”고 말했다. 신해철은 SBS 라디오 ‘고스트 스테이션’(오전 2시)을 진행하면서 10대 초반의 록마니아도 확보했다.

“그동안 한국의 가요계는 하향 평준화됐습니다. 새로운 음악보다 이전 히트곡에 대한 복제가 반복되고 있어요. 팬들중에는 그런 사실을 노려보고 있는 이도 많습니다.”

그는 다양한 갈래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 인디 밴드 등에서 한국 음악의 새로운 활로를 찾겠다고 말했다.

공연의 레퍼토리는 ‘그대에게’ ‘재즈 카페’ ‘머신 메시아’ ‘오버 액션 맨’ 등. 특히 라이브 무대에서 좀처럼 부르지 않았단 데뷔 초기의 발라드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도 부른다. 연주 밴드에는 넥스트 멤버였던 김세황(기타)도 동참한다. 5만, 6만, 7만. 02-783-4083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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