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문화][공연]뉴욕서 뜬 여성킬러들

  • 입력 2002년 9월 1일 17시 41분


뉴욕 국제 프린지 페스티벌 출품작 ’메디이어머신’의 포스터. ‘여성킬러’가 한손에는 테디베어, 한 손에는 식칼을 들고 있다.사진제공 뉴욕국제프린지페스티벌

뉴욕 국제 프린지 페스티벌 출품작 ’메디이어머신’의 포스터. ‘여성킬러’가 한손에는 테디베어, 한 손에는 식칼을 들고 있다.사진제공 뉴욕국제프린지페스티벌

‘여성 킬러 전성시대’?

최근 막을 내린 ‘뉴욕 국제 프린지 페스티벌’은 여성 연쇄 살인범으로 ‘얼룩졌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출품작 중 여성 연쇄살인범이 등장했던 연극은 모두 세 편. ‘메데이아머신’(MedeaMachine) ‘그 여자 요즘 제정신 아니야’(Not Herself lately) ‘셜록 홈즈, 그리고 난리법석을 떠는 비결’(Sherlock Holmes and the secret of making whoopee) 이 한결같이 ‘소름끼치는 여성’을 내세워 주목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공교롭게 이번 페스티벌에서 ‘여성킬러’가 두드러졌지만, 미국의 실제 연쇄살인범 중 여성의 비율은 15%정도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가장 주목받은 작품은 ‘메데이아머신’. 24세기 전 유리피데스의 비극 ‘메데이아’(기원전 431년)의 형식에 실제로 일어났던 엽기 살인사건 12건을 꿰맞췄다. 두 자녀를 익사시킨 캘리포니아주의 수잔 스미스사건, 다섯 자녀를 물에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텍사스의 안드레아 예이츠사건 등이 작품속에서 등장했다.

‘미니 뮤지컬’을 표방한 ‘그 여자…’는 12번째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범인을 잡으려는 경찰의 이야기. 주인공이 쫓아다니는 범인은 결국 그의 부인으로 밝혀진다. 경찰의 수사 방식을 비꼬는 풍자가 깃들여 있다. ‘셜록홈즈…’는 연쇄살인범인 창녀에게 손목을 잘린 와트슨 박사가 홈즈에게 사건해결을 요청한다는 내용.

소극장 ‘한울림’의 채윤일 예술감독은 “여성 킬러가 두드러지는 현상을 남녀의 대결구도로만 해석하는 것은 무리다. 여성킬러를 관객이 유머러스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여성을 내세우는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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