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최낙정 해양부 기획관리실장 “공무원이 설쳐야 나라 삽니다"

  • 입력 2002년 7월 30일 18시 11분


현직 1급 고위공무원이 공직사회의 ‘경직성’을 꼬집는 글들을 모아 책을 내 화제다.

최낙정(崔落正 ·사진) 해양수산부 기획관리실장은 지난해 9월부터 해양부 웹사이트에 연재해온 글을 모아 최근 ‘공무원이 설쳐야 나라가 산다’(세창미디어 간)는 단행본을 냈다.

‘말 좀 하고 삽시다’ ‘폭탄주를 폭파하자’ 등 모두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최 실장은 “관료제라는 거대한 조직 속에서 개성이 함몰되고 창의적인 사고보다는 그냥 무난하게 중도를 취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공직사회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그는 이어 “조직 내부의 재량권은 아주 적은 대신 과도한 외부통제제도 때문에 몰개성적이고 책임회피적인 공직사회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고위직이 먼저 숨지 말고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설쳐야 한다”고 개선책을 내놨다.

또 ‘잘 놀자’라는 칼럼에서는 “일하는 데 있어 고위직일수록 양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에 부닥치며, 이는 사소한 일에 매달리지 말고 희망을 줄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고위직일수록 놀 때는 일에 대한 모든 것에서 완전히 벗어나 놀이 그 자체를 완벽하게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현직 고위공직자가 내부사회를 소재로 글을 쓰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일부 수긍한다”면서 “그러나 공직을 떠난 후에 후배들을 향해 ‘나는 못했으니 남은 사람들은 이렇게 하라’고 일방적으로 권유하기보다는 동료들과 아픔을 함께하고 개선책을 모색키 위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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