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26일(현지 시간) 뉴욕주 채퍼쿠아 공연예술센터에서 열린 미 하원 감독위원회의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비공개 조사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2026.02.27 워싱턴=AP/뉴시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제프리 엡스타인 성 범죄 연루 의혹 관련 의회 조사에 출석해 자신이 아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6일(현지 시간) 뉴욕주 채퍼쿠아 공연예술센터에서 6시간30분간 진행된 하원 감독위원회 비공개 조사에 출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증언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나는 제프리 엡스타인을 몰랐다’고 몇 번을 말했는지 모르겠다”며 “나는 엡스타인을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연락한 적도 없다. 그의 섬이나 집, 사무실에 간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엡스타인 범죄 공모자 기슬레인 맥스웰에 대해서는 “가볍게 알던 지인”이라고 했다. 맥스웰이 2010년 자신의 딸 결혼식에 참석한 데 대해서는 “초청된 다른 하객의 동반자(plus one)로 왔다”고 설명했다.
CNN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조사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전 장관은 엑스(X·구 트위터)에 게시한 조사 모두발언에서 “한 생존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극악무도한 범죄를 고발한 것에 대한 연방수사국(FBI) 인터뷰를 법무부가 은폐했다는 보도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엡스타인 피해 여성이 13세였던 1984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2019년 FBI 조사 기록이 지난달 30일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자료에서 누락된 경위를 조사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조사 후 기자들에게 “공화당이 공개 청문회를 거부해 (증언 내용을) 언론에 직접 설명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공화당을 겨냥했다.
이어 “공화당 의원들은 증언 말미에는 미확인비행물체(UFO)와 ‘피자게이트(Pizzagate)’에 대해 질문했다”며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피자게이트는 2016년 대선 때 민주당 대통령후보였던 클린턴 전 장관에게 제기됐던 음모론으로, 그가 워싱턴DC의 한 피자 가게 지하에서 미성년자 성매매 조직을 운영했다는 내용이다.
로런 보버트 공화당 하원의원(콜로라도)이 비공개 청문회 중 클린턴 전 장관을 촬영해 보수 팟캐스트 측에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사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매우 불쾌했다”고 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클린턴 부부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공방을 벌였다.
공화당 소속 제임스 코머 감독위원장(켄터키)은 청문회 시작 전 “국민이 많은 의문을 갖고 있음에도, 클린턴 부부는 엡스타인과 맥스웰에 대한 인지나 연루 여부에 대해 전혀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청문회 후 “생산적이었고 많은 것을 알게 된 조사였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는 12회 이상 ‘모르겠다. 남편에게 물어보라’고 답했다. 남편에게 물어볼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7일 청문회에 출석한다.
로버트 가르시아 감독위 민주당 간사(캘리포니아)는 “이것은 선례”라며 “민주당은 엡스타인 조사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증언도 요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코머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소환에 대해 “대통령은 여러분에게 엡스타인 관련 질문을 수백 번, 수천 번 받고 이미 답변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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