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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2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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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깊은 여운과 울림에 취해볼 수 있는 배병우의 사진전이 6일부터 8월18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소나무가 있는 풍경, 산과 바다와 섬 등의 자연, 그리고 종묘 풍경 등의 흑백 사진을 통해 한국적 정체성을 형상화해온 그는 이번에도 같은 맥락의 사진 100여점을 선보인다. 그러나 이번 전시엔 소나무 풍경 사진은 없다. 주로 산 하늘 바다 바위를 서정적으로 포착한 연작 시리즈다.
배병우는 지극히 평범한 대상을 소재로 삼았지만 사진에 나타난 모습은 고요하고 서정적이다. 작가는 물과 구름이 음과 여자를, 산과 바위가 양과 남자를 상징한다고 보고 이를 흑백의 대비를 통해 회화적으로 표현했다. 흑과 백의 대비, 양과 음의 대비가 가져다주는 단순함의 미학이 돋보인다. 그 덕분에 사진은 모노크롬(단색) 추상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추상적이어서 더욱 고요하고 심오하다. 이것이 배병우 사진의 매력이다.
작가는 제주와 고향인 전남 여수에서 이번 작품을 촬영했다. 고즈넉함과 정겨움이 흠뻑 배어있는 반도 남녘의 풍경이 그의 앵글을 통해 되살아난 것이다.
그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여명의 바다가에서 저 멀리 동터오는 수평선을 바라보는 듯 가슴이 시원하다. “한국 특유의 자연과 서정이 주는 고요함과 명상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수석큐레이터의 말대로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깊은 사색의 시간을 마련해줄 것이다. 02-733-8940, 8945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