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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23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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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자신의 미술인생 50년을 되돌아보는 개인전을 연다. 30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 명동화랑과 종로구 관훈동 가나인사아트센터 두 곳에서 1950년대부터 최근작까지 50여점을 전시한다.
김한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짙푸른색 톤이 강하다. 푸른색이어서 좀 우울하다. 우울한만큼 다소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전해준다. 슬퍼서 아름답고, 아름다워서 더 슬픈 그림들. 푸른색 톤을 보면 김환기 같기도 하고 때론 권옥연 같기도 하다.
그의 우울함엔 분단의 비극이 깔려있다. 그의 고향은 함경북도 명천군. 6·25때 월남해 남한에서 50여년. 세월이 흐를수록 그의 그림엔 향수의 냄새가 짙다. 그의 푸른색 우울은 결국 그리움이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주로 푸른색 포구 풍경, 푸른색 여인, 푸른색 물고기 등을 통해 변주된다. 초등학교 때 항구 도시의 외가에서 생활해서인지 포구를 중심으로 그리움의 풍경이 펼쳐진다. ‘기다리는 여인들’ ‘포구의 여인’ ‘향가-부부’ 등 출품작엔 이같은 분위기가 역력하다. 50여년간 줄곧 그리움의 끈을 놓지 않은 작가 김한. 미술계는 그의 그리움의 미학에 대해 1995년 이중섭미술상으로 화답했다. 명동화랑 02-771-0034, 가나인사아트센터 02-736-1020.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