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무사부지 활용방안 논란…"문화시설 짓긴 짓는데"

  • 입력 2001년 1월 15일 18시 52분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군기무사령부의 서울시 외곽 이전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이 곳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기무사가 이전할 경우 이 부지를 문화시설 건설에 이용하기로 정부내에서 이미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라고 밝혔다. 문화부는 그러나 국방부가 기무사 청사만 이전하고 국군서울지구병원과 병원관련 시설은 남기겠다고 발표한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경복궁에서 길 하나 건너에 있는 병원과 그 부속시설이 이전하지 않을 경우 기무사 부지의 이용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다는게 문화부의 주장이다. 기무사 전체 부지 8000여평 중 병원시설은 3000평이지만 이 병원시설이 경복궁과의 연계개발에 큰 장애가 된다는 것.

문화부 관계자는 “당초 기무사가 이전하면 이 곳에 새로운 문화시설을 만들어 경복궁과 기무사지역, 인사동을 문화벨트로 연계한다는 방침이었다”면서 “그러나 병원시설이 그대로 남게 되면 기무사 부지가 섬처럼 고립돼 문화벨트를 조성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또 기무사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백출하고 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지난해 봄부터 기무사 부지 활용방안에 대해 백가쟁명식 논란을 벌여왔다.

경기 과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의 교통이 좋지않아 많은 사람들이 찾는데 불편하다는 점에서 이곳에 현대미술관을 지어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에서부터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예술가인 백남준을 기리기 위한 백남준기념관을 세우자는 의견도 나왔다.

또 이 곳이 조선시대 6조(六曹·이조 병조 등 나라일을 보던 6개 관청) 터였다는 점에서 전통을 살려 6조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건물을 지을 것이 아니라 아예 도심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문화부는 병원시설까지 함께 이전토록 다시한번 국방부를 설득하는 한편 공청회 등을 통해 기무사 부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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