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외세이용 반성문건 발표…3일 전국서 참회미사

  • 입력 2000년 11월 30일 18시 44분


한국 천주교는 30일 천주교가 전래된 후 현재까지 200여년 동안의 과오를 반성하는 공식문건을 발표했다. 천주교는 3일 전국 각 성당에서 과거 하느님과 민족 앞에 저지른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참회미사를 갖는다.

천주교는 주교회의 명의로 된 ‘쇄신과 화해’라는 이 문건에서 △신앙의 자유를 얻고 교회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외세의 힘을 이용한 점 △서구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문화적 갈등을 빚은 점 △민족 독립에 앞장서는 신자들을 제재한 점 △분단 상황 극복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점 등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참회문은 개별사건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병인양요(丙寅洋擾), 조상제사 금지, 안중근(安重根) 의사 의거의 ‘살인’ 규정, 지나친 반공이데올로기 등에 대한 참회의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천주교 성직자들의 신사참배에 대해서는 반성의 뜻을 밝히지 않았다.

천주교의 이같은 과거 반성은 교황 요한 바오로2세가 3월 가톨릭교회가 2000년 역사에서 잘못한 점에 대해 전 세계를 향해 용서를 구한데 따른 후속조치로 한국 천주교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관련기사▼

[종교/천주교 과거사 반성 내용]구체적 사건보다 포괄적 참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