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조각가 임명옥展-유리블록과 선으로 꾸민 '聖所'

  • 입력 2000년 11월 21일 19시 14분


조각가 임명옥이 올 여름 뉴욕 첼시의 데니스 빌브로 갤러리에 선보여 주목을 받은 작품들을 국내버전으로 선보인다. 23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여숙화랑. 02―549―7574

그는 ‘성소(聖所·A Sacred Place)’라는 일관된 주제로 작업해 온 미니멀리스트. 이번 전시에는 순도 높은 유리블럭을 소재로 재료의 물질적인 특성과 감성적인 특성을 극대화한 유리 블록 작품 10여점과 벽면의 선작업이 소개된다. 하나하나가 개별 조각 작품이면서 전체가 하나의 설치 작품인 것이 특징.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관람객은 거룩하면서도 차분한 성소에 들어선 느낌을 갖게된다. 작가는 “종전의 작품들에선 광택없는 검은색 철판에서 스며 나오는 빛과 반사되는 거울을 통해서 인간존재의 본질인 허무를 구도자의 길로 인도했다면,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생명체처럼 살아있는 크리스탈과 거기에서 배어나오는 빛이 주는 희망을 통하여 구원의 의미를 제시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에서 조각을 전공한 뒤 10년간 아이를 낳고 기르다 뒤늦게 성신여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화단에 데뷔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얼마나 나 자신이 독해졌는지 생각하면 가끔 슬퍼질 때가 있다”고 털어놓는다.

<오명철기자>os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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