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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20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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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대, 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포켓사진이 뜨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 마디로 ‘인스턴트 나르시시즘’ 효과라고 입을 모은다. 실물보다 훨씬 아름다운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담아주는 이미지 산업이 속속 등장하면서 성형수술 등 현실적으로 비용 부담이 큰 방법을 택하지 않고도 누구나 자신의 ‘이상형’과 가까워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연예인 못지 않게 세련된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포켓사진이 특히 10대 후반∼20대 초반에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이 시기가 육체적 정신적 정체성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형성해나가는 특성이 있기 때문. 이 세대가 수시로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이상적인 외모를 꿈꾸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고려대 사회학과 조대엽 교수는 “10대 후반∼20대 초반에는 주변 사람들이 실물보다 잘 나온 포켓사진을 많이 찍는다면 자신도 따라 찍게 되는 ‘동조화 경향’이 있다”면서 “같은 포켓사진을 찍지만 사람마다 다양한 포즈나 색상, 배경 등을 선택하려는 것은 유행을 따라가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김명언 교수는 “저렴한 가격으로 한 시간 만에 완성되는 포켓사진은 인스턴트 문화와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N세대의 성향과도 맞아떨어져 큰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상호·이지은기자>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