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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14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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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이 한국 경제의 주력이었던 70년대에는 ‘내집 마련’을 소재로 특이한 평면 구조나 외관을 가진 주택을 소개하는 달력이 주종을 이뤘다. 또 스위스 독일 등지의 성이나 고급 전원주택도 각광받는 소재였다.
80년대 들어서는 개인 취향을 중시하는 시대 조류를 반영, 분재나 화분 등을 소재로 한 달력이 인기를 끌었다. 경제 여건이 좋아진 국민이 여가나 취미 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됐다.
90년대에 접어들면서 달력 소재는 고급화되고 다양화됐다. 1∼3개월치 날짜를 한 장에 빼곡히 담은 숫자 달력이 줄어들고 대신 제작비용이 비싼 명화를 넣은 고급 달력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달력의 기능이 단순한 날짜 정보 제공에서 고급 장식품으로 발전한 것이다.
탁상용 달력 보급이 늘어난 것도 이 시기에 두드러진 현상. 소득 증가로 각종 가구가 늘어나면서 벽면에 달력을 걸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새 천년에 들어서 가장 눈에 띄는 달력은 H사의 행운력. 이 달력은 사용자의 생년월일시에 따라 매일의 운세가 빼곡히 담겨 있는 맞춤형으로 고객 관리가 필요한 보험사나 자동차 회사에서 많이 찾고 있다. 가격은 보드형 2만원, 벽걸이형 2만2000원, 탁상용 2만5000원, 원목 케이스형은 10만원선.
J사가 기획 중인 ‘통일의 꿈’도 눈길을 끄는 이색 달력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만나는 사진을 담은 이 달력은 이산 가족이나 대북 사업을 하는 기업을 겨냥해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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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흡기자>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