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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10일 1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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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대학 입학관련처장 협의회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교육부가 대학별 지필고사를 금지하는 고등교육법 시행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대학에 학생 선발 방법에 대한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모임에는 41개 대학 가운데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경희대 한양대 숭실대 총신대 등 8개 대학 입학처장들이 참석했다.
지난해와 올해 고교장추천 전형에서 국어 영어 수학 등에 대한 지필고사를 치러 ‘본고사 부활’ 논란을 불러일으킨 고려대 등 사립대들은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져 학생부만으로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알 수 없다”면서 “이 때문에 기초학력을 측정하는 지필고사까지 금지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김성인(金成寅)입학관리실장은 “올해 지필고사는 과거의 본고사 형태가 아닌데 교육부는 이를 본고사로 간주하고 있다”며 “교육부가 대입제도를 대학 지원금 등과 연계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능 성적의 변별력과 비중이 줄어들고 전형 방법도 다양화돼 학생들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지필고사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2002학년도부터 논술 이외의 어떤 형태의 지필고사도 금지하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과외 위헌판결 이후 사교육비가 늘 우려가 있는데 대학이 또 다른 시험을 치르는 것은 학생들의 부담을 고려하지 않는 이기주의적인 발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국공립대와 사립대 등 모든 대학이 논술 이외의 지필고사를 치르지 못하게 하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주 국무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