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아버지로부터 차를 배웠고 초의선사가 주석했던 해남 대흥사 일지암의 여연스님과 오랫동안 차 공부를 해온 운 작가는 틈이 날 때 마다 일지암과 전남 보성 차밭을 순례하듯 찾아간다. 3년전부터는 이화여대 황병기교수의 ‘다악(茶樂)’ 연주 때 마다 무대미술을 담당하고 있다. 그에게 차는 예술세계의 원천이자 본질인 것이다. “중년에 접어드니까 단순한 게 좋아지데요. 몇 년전부터 검정 파랑 적색 흰색외에는 욕심을 내지 않습니다. 제 그림에서 땅심(힘)이 느껴지면 좋겠구만요.”
<오명철기자>osc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