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M-한국통신 2파전]위성방송 사업권 '뜨거운 공중전'

  • 입력 2000년 10월 29일 18시 56분


4개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였던 위성방송 사업권 쟁탈전이 DSM이 주도하는 한국위성방송(KSB)과 한국통신이 이끄는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 간의 2파전 양상으로 압축되고 있다. KDB가 최근 일진그룹의 코리아글로벌샛(KGS)과 통합한 데 이어 KSB도 케이블 프로그램공급사(PP)인 온미디어와 m.net 등이 결성한 mpp 컨소시엄을 통합해 맞서고 있다.

이같은 2파전은 오래전부터 예상됐던 것이다. KGS나 mpp 컨소시엄은 위성방송 사업에 대한 경영권보다 우월적 사업 지분의 확보에 초점을 맞추면서 DSM과 한국통신을 저울질해왔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사업권 획득전은 양측의 세불리기가 끝나면서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현재 KSB는 154개, KDB는 175개 업체와 제휴 협력 관계 등을 맺고 있다.

KSB는 이번 mpp의 통합으로 프로그램 수급 능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세준 DSM 사장은 “위성방송사업 초기 투자비 중 60%가 프로그램 수급비용이며 30%가 마케팅 비용, 하드웨어 비용은 10%에 불과하다”며 “pp의 대거 참여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KDB도 KBS MBC 등 지상파 방송사와 일부 pp들이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KSB에 밀릴 게 없다는 입장이다. KDB는 특히 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와 지상파의 영상 콘텐츠가 경쟁 컨소시엄에 비해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주장들이 방송위원회의 비교심사 선정 기준에 얼마나 부합하느냐는 점. 한통측은 방송위원회가 매체간 균형 발전을 위해 지상파 참여 지분 총합을 20%로 제한하고 있어 지상파 방송사들의 지분 조정에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다. 특히 최근 국감에서 불합리한 경영행태로 논란이 됐던 한국통신이 위성방송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감점요인.

그러나 내년 국내 경제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위성방송의 조기 안착을 위해서는 두 컨소시엄이 서로 ‘윈―윈’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양측의 막판 절충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방송위원회는 11월18일 사업계획서를 받은 뒤 연내 해당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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