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라이프]"모니터 쏠쏠해요"

  • 입력 2000년 10월 24일 19시 07분


“우리는 소비자 대변인입니다. 소비자의 입장을 충실히 알리다보면 물건을 고르는 안목도 높아지고, 내 생활에도 도움이 많이 돼요.”

장재명씨(36·서울 양천구 목동)는 모니터업계에서 베테랑으로 통하는 주부다.

모니터란 방송국 백화점 의류업체 공공기관 등에서 자사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나 기호변화 등을 알아보기 위해 두는 ‘특별한 소비자’. 채용되면 활동에 따라 월 20만∼50만원 정도를 받는다. 1회성인 설문참여, 좌담회 참가 등에는 2만∼5만원까지 책정돼 있다. 돈도 돈이지만 생산자의 세계에 한발 들어가 소비자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부들의 좋은 여가선용 부업으로 꼽힌다.

◇모집 정보-경품 이벤트등 제공◇

장씨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주부라이프’(jubulife.pe.kr)에는 모니터의 모든 것이 담겨 있어 모니터 지망 주부들의 주목을 끈다.

언제 어디서 모니터를 모집하는지 알려주는 ‘모집 정보’,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놓는 ‘모니터 경험담’, 일상의 피로를 풀어주는 ‘모니터 쉼터’, 물품 선택을 자문할 수 있는 ‘생활 속 모니터’….

모니터 모집정보를 공유하자는 뜻에서 지난해 8월 홈페이지를 열었지만 이젠 모니터 모집업체들이 이 곳을 ‘공고 광장’으로 삼을 정도다.

단순히 모니터 정보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건강보조식품 드시는 분, ○월 ○일 ××로 나오세요’라는 좌담회 및 여론조사 참가 안내에서부터 아이디어 공모 등 모집 분야가 형형색색이다. 그래서 접속 건수가 하루 3000∼4000건이나 된다.

“모니터를 해보려고 해도 언제 어디서 뽑는지 알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기업체들도 다양한 소비자 의견을 듣고 싶어하기 때문에 모니터의 층과 폭이 지금보다 훨씬 넓고 두터워져야 해요.”

1995년 한국소비자보호원 모니터요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장씨는 백화점 음식업체 등을 두루 섭렵했다. 요즘은 중소기업 백화점인 행복한 세상의 ‘사외 이사겸 모니터’, 한 방송국의 모니터로 뛰고 있다. 홈페이지 운영에도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모니터 섭외가 여러 곳에서 들어와도 지금은 사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월 150만∼200만원선.

◇방송국-백화점서 활동 月 200만원 수입◇

그는 “이곳 저곳의 모니터 일감을 다 맡으면 조사가 부실해지고 결국 기업체로부터 기피대상으로 낙인찍힌다”며 “수입에 너무 치중하지 말고 소비자 권리 찾기에도 관심을 가지면 더욱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소비자 권리’는 투쟁적인 의미보다 사은품이나 경품 챙기기, 물건 싸게 사기, 공장견학 등 다양하다.

“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는 것은 아주 기초적인 소비자의 권리이자 의무지요. 한두 푼의 물건값을 깎기 보다 각종 증정행사에서 혜택을 누리는 것도 소비자의 중요한 몫인 것 같아요.”

<박희제기자>min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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