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문화벨트 조성계획]세종문화회관 명칭-朴대통령 '입김'

  • 입력 2000년 10월 2일 19시 15분


제2의 도약기를 맞게 된 세종문화회관은 서울 문화의 ‘상징탑’이었다.

현 세종문화회관의 전신은 61년 10월 문을 연 서울시민회관. 연건평 3495평에 3007석의 좌석을 갖춘 시민회관은 당시에도 동양 굴지의 문화시설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72년 12월 불의의 화재로 건물이 전소되면서 쓰라림을 맛보아야 했다.

현재의 모습은 74년 1월 착공해 부지 5611평 위에 지하 3층, 지상 6층의 철근 콘크리트 건축물로 지어져 78년 4월 완공된 것. 지금은 부지 면적이 6380평으로 다소 늘어난 상태다.

당초 건물의 명칭은 옛 이름을 살려 ‘서울문화회관’으로 정해지는 듯 했으나 세종로의 거리 이름을 살려야 한다는 청와대의 뜻이 반영돼 마지막에 ‘세종문화회관’으로 바뀌었다는 후문. 서울시 관계자는 “박정희 전대통령이 문무(文武)의 상징으로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을 염두에 둔 것이 많이 고려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이 명성을 날리게 된 것은 작고한 유진 오먼디 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가 개관 이후 기념공연을 가진 뒤였다. 오먼디 씨가 공연 후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세종문화회관 음악당은 매우 완벽한 음향시설을 갖췄다. 카네기홀 등이 4, 5차례 개수를 하더라도 이 같은 소리는 못낼 것”이라고 극찬했던 것.

건물 외관도 화제를 몰고 왔다. 당시로서는 엄청난 시설규모였던 이 건물은 북한과 벌인 체제 경쟁의 산물이었다. 또한 건물 지붕에 청와대의 상징인 청기와를 얹은 것도 박 전대통령의 지대한 관심 표명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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