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신간]원종성 '빨간 우체통' 아름다운 60대 그려

  • 입력 2000년 7월 28일 18시 40분


‘밤새 지우고 쓰고를 반복했던 편지 한 통을 들고 빨간 우체통 앞에서 망설이던 때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이었음을 이제 알았습니다. …너무 평범한 말 한마디 전하려 하는데 그래도 밤새 쓴 편지를 부칠 때처럼, 빨간 우체통 앞에선 늘 망설여집니다.’

원종성(63)을 꾸미는 수식어는 대개 세가지다. 월간 ‘에세이’를 13년째 이끌어오고 있는 수필문예지 발행인. 베스트셀러 ‘향싼 종이에선 향내나고 생선 싼 종이에선 비린내 난다’로 친숙한 에세이스트. 그리고 기업가 (동양에레베이터 회장). 그가 새 수필집 ‘빨간 우체통’을 내놓았다.

‘봄의 이별’ 등 계절과 자연에서 느끼는 단상, ‘을지로의 소나무들’ 등 세태와 인간사를 풍자한 글 등 36편의 단상을 210쪽의 아담한 하드커버 책에 담아냈다.

“기업과 문학이라는 두 가지 일에 매달리다 보니 황금같은 젊은 날이 지나 버렸군요. 그러나 내가 영글어 놓은 기업과 잡지, 글이 있으니 아름다운 60대라고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그는 “에세이는 삶에서 우러나온 ‘체험의 문학’이며 누구나 자기만이 가진 삶의 진실을 써낼 수 있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고 자신을 일생 매혹해온 수필문학의 장점을 예찬했다.

▼'빨간 우체통' / 원종성▼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