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하철표 자판기 좀 쓰세요"

  • 입력 2000년 7월 5일 19시 12분


“자동판매기를 이용하기 싫어요.”

서울 지하철내 승차권 자동판매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하철 5∼8호선의 승차권 자판기 이용률은 97년 36%에서 98년 27%, 지난해 21%로 떨어지더니 올 1·4분기에 19%로 급감해버린 것. 지하철 1∼4호선 내 올 1·4분기 자판기 이용률은 이보다 더 낮은 8% 수준.

이같은 수치는 부산 대구 인천 등 다른 시도의 지하철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 올 1·4분기 동안 다른 시도의 자판기 이용률은 대구가 68%로 가장 높았고 인천이 60%, 부산은 41%였다. 이에 대해 도시철도공사 측은 “지하철 승객들을 만나보니 자판기는 일일이 버튼을 눌러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운 데다 오랫동안 일반 매표소를 이용하던 관행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하철 5∼8호선 구간 내 94개 역에 설치된 무인 자판기는 872대. 대당 3000만원에 이르는 고가장비인데도 승객들이 외면함에 따라 이제 ‘천덕꾸러기’ 신세가 돼가고 있다.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서울시는 매표원을 없애고 무인 자판기만 이용토록 하는 ‘극약처방’을 내놨다. 서울시는 5호선 개화산 신길 동대문운동장 마장 오금역 등 5개역과 먹골 용마산 천왕(이상 7호선), 장지 모란역(이상 8호선) 등 총 10개역에서 5일부터 아예 유인매표소를 없애고 무인매표소만 운영, 자판기 이용 활성화를 유도하기로 한 것. 자판기가 제자리를 찾을지 궁금하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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