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피아]외제車―국산 타이어 "궁합 잘 맞아요"

  • 입력 2000년 4월 28일 19시 34분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업체들은 이와 관련해 “수입차라고 해서 반드시 수입타이어를 장착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깰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수입차에 수입타이어를 끼워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는 이해하지만 경제성을 따진다면 같은 품질의 타이어를 비싼 가격에 사는 것은 어리석다는 설명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벤츠 S클래스에 적용되는 235/60R16규격의 경우 국산타이어는 소비자가격이 12만원대. 같은 규격의 수입타이어 소비자가 20만원대보다 8만원가량 싸다. BMW 5시리즈에 적용되는 225/60R16규격도 수입타이어가 국산타이어보다 30%가량 비싼 것을 비롯해 일부 수입타이어는 국산보다 두 배 이상 비싼 실정이다.

국내 업체들이 이처럼 국산 타이어의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 수준이 높다고 자신하는 것은 최근 여러 나라에서 있었던 품질테스트에서 올린 좋은 성적 때문.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한국타이어의 K701모델이 독일에서 호평을 받은 것을 들 수 있다.

지난해말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인 모트(MOT)와 아우토(AUTO)가 실시한 비교 테스트에서 K701은 미쉐린, 굿이어, 브릿지스톤, 피렐리 등 세계적 메이커들을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했다고 한국타이어측은 밝혔다. 모트지는 “고도로 발전된 한국타이어의 고무 배합기술과 구조설계기술은 타이어의 탁월한 성능을 뒷받침한다”고 평하면서 구매를 적극 추천하기도 했다.

금호타이어는 이달초 현재 나와있는 승용차 타이어 가운데는 휠과 접지면까지의 길이가 가장 짧은 19인치 타이어 ‘엑스타 수프라’ 개발에 성공했다. 19인치 타이어는 외국 업체 가운데서도 미쉐린, 굿이어, 브릿지스톤 등 일부 업체만 양산하고 있는 모델로 정통 스포츠카와 BMW, 벤츠, 아우디 등 고성능 차량에 적용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고속 주행과 코너링 때의 안정감을 높이고 제동력도 크게 높인 제품”이라고 설명.

국내 타이어업체들은 또 세계 각국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국산 타이어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품질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포드, 다이하츠, 폴크스바겐 등을 비롯해 세계 170여개국의 자동차업체에 타이어를 수출함으로써 제품의 우수성을 입증받고 있다.

금호타이어도 이번에 개발한 ‘엑스타 수프라’의 생산을 위해 별도의 생산 설비를 갖추고 유럽 미국 일본의 업체들과 활발한 수출 상담을 벌이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수입차의 본토에서는 국산 타이어가 인정을 받고 있는데 정작 국내 수입차 고객들로부터는 품질에 걸맞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