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東亞미술제]부문별 심사평

  • 입력 2000년 4월 23일 20시 00분


▼평면(한국화)…"한국적 채색화 드물어"

2000년도 동아미술제에서는 과거와는 달리 처음으로 ‘한국적 특성의 발현(發顯)’이라는 주제를 내 걸었다. 필자를 포함한 모든 심사원들은 특별히 이 점에 유념하면서 심사에 임하였다. 수묵 산수화 작품들이 대부분 진부함을 면치 못하였으며 전통과 현대의 이상적 접목을 보여준 작품들이 많지 않았고, 한국적 진채(眞彩)의 채색화 그림이 드물었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이성미 한국화부문 심사위원장>

▼평면(서양화)…"창의적 美 발현 아직 부족"

한국적 특성의 발현 내지는 정체성을 테제로 공모 출품한 평면 분야는 어느 때보다 고심하고 힘겨웠음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맹목적인 서구화와 국제화의 오류를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실천에 옮긴다는 것이 당장에는 버거웠을 것이 분명하기에 말이다. 아직은 과거지향적인 소재나 기법, 형식이나 양식적 특성을 나타내는 태도가 두드러졌다. 오늘의 삶의 문제들을 다루면서 이를 우리의 창의적 심성으로 풀어내고 우리다운 방법으로 객관화시킨 감정이나 미적 가치를 발현해 내는 데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느낌이다.

<김복영 심사위원>

▼입체…"'현대인의 초상' 잘 표현"

지난 세월의 박제화된 소재를 선택했다 하여 무조건 한국성의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보다 치열하면서도 시대정신이 가미된 작가적 의지가 요구된다. 대상 수상작 천성명의 ‘꽃밭에서 울다’는 연못 가운데 서서 울고 있는 청년을 형상화했다. 자세나 표정처리가 능숙하다. 작가는 인간의 눈물을 통하여 진실과 허위의 경계에 서서 고뇌에 차 있는 현대인의 초상을 표현하려한 듯하다. 눈물을 흘리는 피에로, 현대인의 자화상이 아닌가.

<윤범모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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