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불교계에 '석탄일 경축' 첫 공식 메시지

  • 입력 2000년 4월 20일 19시 59분


불기 2544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천주교계가 처음으로 불교계에 공식적인 경축 메시지를 발표했다.

한국 천주교주교회의는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위원회’의 최기산 위원장(인천교구장) 명의로 불교계 각 종단에 19일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불교는 한민족 수난의 역사 속에서 위로와 평화를 민족의 마음속에 깊이 심어 주었다”면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가톨릭 신자들을 대표해 불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불자 여러분은 그간 우리 사회에 만연된 이기심, 탐욕, 도덕적 타락, 차별, 폭력, 불의에 항거하며 사람들의 가슴마다에 자비가 가득 넘치게 하고 중생들이 깨달음과 열반의 길을 가도록 선도해왔다”고 치하하면서 “불교와 가톨릭 교회 사이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우호관계를 토대로 더욱 긴밀히 연대해 이 땅을 사랑과 정의가 넘치는 곳으로 만들어나가는 데 협력하고 다가오는 세대들에게 큰 희망을 주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교황 또는 주교 개인의 명의로 부처님 오신 날 관련 성명을 발표한 적은 있으나 한국 천주교계가 공식적으로 다른 종교의 기념일에 경축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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