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연대'20여명, 사이트 구축 성폭력 대처

  • 입력 2000년 4월 10일 18시 59분


‘사이버 걸’이 사이버 성적 테러에 대해 응징을 선언했다.

주인공들은 ‘사이버 마초테러에 반대하는 여성주의자 연대’의 멤버 20여명.

이들은 지난달 25일 사이버환경이 여성친화적이어야 한다고 선언하면서 ‘사이버 마초테러(Macho Terror)’에 대한 적극적 대처도 함께 결의했다.

사이버 마초테러는 권위적 남성중심주의를 뜻하는 마초와 사이버, 테러 등의 용어가 결합된 신조어로 온라인 성폭력이 개별 피해자에게 국한됐다면 사이버공간에서 여성 일반을 적대하는 모든 행위를 일컫는다. ‘여자들은 모두 강간당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판에 올리는 것 등이 전형적인 예.

이들은 5월초 자매애를 뜻하는 시스터본드(sisterbond)라는 웹사이트를 구축, 사이버공간의 여성비하 글들을 살인조장형, 허위소문유포형, 인신공격형 등으로 분류해 게시하고 이들 ‘가해자’에게 경고장 등을 보낼 방침이다. 또 이같은 남성 네티즌들이 많은 웹사이트를 ‘레드존(주의지역)’으로 설정, 매달 경고장을 보내는 활동도 계획중이다.

이들이 나서게 된 것은 지난해 12월 군가산점 논란 이후 사이버 성적 테러로 여성게시판 몇 개가 폐쇄되고 운영자가 협박메일에 시달리는 등 온라인 성폭력이 위험수위라는 판단 때문.

이 모임에 참가한 권김현영씨(25·여)는 “사이버 성적 테러에 대한 여성들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사이버공간이 여성친화적인 곳이 되는 데에 일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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