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래 '숲의 왕' 문학동네 소설상 받아

  • 입력 2000년 2월 25일 19시 34분


환경운동이라는 ‘이색적’ 소재를 다룬 소설이 출판사 문학동네가 시상하는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했다. 상금 3000만원의 수상작은 김영래(37·사진)의 장편 ‘숲의 왕’.

가상의 숲인 ‘에피쿠로스의 정원’을 배경으로, 숲을 밀어내고 대형 리조트를 세우려는 건설회사와 이에 맞서 숲을 수호하려는 공동체집단 ‘숲의 형제단’의 투쟁이 줄거리를 이룬다.

주인공은 환경운동단체 ‘늘푸른 사람들’의 사무국장 박성우. 대만에 건너가 대만의 핵폐기물 북한수출 저지농성을 벌이다 추방돼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에피쿠로스의 정원’으로 가보라는 지시를 받는데…. ‘숲의 형제단’ 지도자 닥터 그린과 리조트 사장 등이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고, 우여곡절 끝에 리조트 공사가 무기한 연기되지만 숲은 결국 대화재에 휩싸이고 만다.

문학동네소설상 심사를 맡은 고려대 김화영 교수는 “작가는 광범위한 통계 자료와 인류학적, 신화적 지식들을 일관된 주제에 담아냈다. 자료를 소설 속 인물과 행동에 적절하게 연결시켜 통일된 주제로 형상화해내는 역량을 보였다”고 평했다.

작가 김영래는 고교 3학년 때 ‘학교가 인간성을 말살하고 창의력을 도태시키는 음모집단으로 여겨져’ 자퇴하고 97년이후 경기도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해온 이색 경력의 소유자.

그는 수상소감에서 그는 “어머니 대지의 건강과 풍요를 위해 지구 곳곳에서 고군분투하는 전세계 환경운동가들과, 특히 ‘환경운동연합’의 가족들에게 작품을 바친다”고 밝혔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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