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능력개발에 초점]지자체 여성교육기관 "확 바뀌었네"

  • 입력 2000년 2월 20일 20시 02분


“이젠 저소득층을 위한 취업학원이 아니예요. 사회 변화에 발맞춰 주부들이 정보를 얻고, 시대와 호흡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배우는 곳이지요.”

최근 서울 노원구 중계동 서울북부여성발전센터에서 김혜선소장 주재로 열린 간담회.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관한 주부수강생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여성교육기관이 달라지고 있다. ‘부녀복지관’이라 불리던 이름도 ‘여성발전센터’로 바뀐지 오래. 최근들어 민간기관이 위탁운영을 맡고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주부들을 위한 ‘능력 발전소’로 탈바꿈하는 추세다. 게다가 수강료도 월1만원 정도. 보육실도 있어 어린 자녀를 둔 주부들이 마음놓고 찾을 수 있다.

주부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강좌는 역시 컴퓨터분야. 컴퓨터를 켜고 끄는 것 조차 몰랐다는 장병분씨(39·도봉구 창동)는 컴퓨터강좌를 수강하면서 아이들과 대화거리가 생겼다며 즐거워했다.

“젊은사람들처럼 손이 잘 움직이지 않아서 일반학원에서 배우려해도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주부들끼리 배우니까 알아듣는 정도도 비슷하고 강사에게 반복해서 물어도 창피하지 않아서 좋아요.”

요리와 외국어강좌도 수강신청을 하려면 새벽부터 줄을 서야할 정도로 인기.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공예나 주부들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인 자녀교육, 여성의식에 관한 강좌도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다.

부모역할훈련을 받고 있다는 김신묘씨(42·노원구 중계동)는 말로만 듣던 부모교육의 효과를 실감한다고 말한다.

“귀를 뚫고 싶어하고 머리에 염색하려는 고1짜리 딸애와 사사건건 부딪쳤어요. 이젠 참는 법과 함께 해결책을 찾는 법을 익히게 됐지요.”

각센터 수강생모집시기는 지역마다 다르다. 북부여성발전센터(02-972-5506)는 2월, 남부(02-802-0922)와 강남구여성센터(02-544-8440)는 3월, 서부(02-2607-8791)는 4월, 중부(02-719-6307)는 5월에 수강신청을 받는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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