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드림 소사이어티'/"감성마케팅시대 온다"

  • 입력 2000년 2월 18일 19시 23분


▼롤프 엔센 지음/한국능률협회/서정환 옮김/323쪽, 1만원▼

“정보사회의 태양이 지고 있다. 이제 정보사회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할 때다.”

‘정보화시대’라는 구호가 한창인데 벌써 정보사회의 종말이라니.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자못 도전적이다.

그렇다면 정보사회 이후는 과연 어떤 사회일까. 이 책에 따르면,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다. 말 그대로 꿈과 감성을 파는 사회.

저자는 유럽 최대의 미래학연구 두뇌집단으로 평가받는 덴마크 코펜하겐의 미래문제연구소장 롤프 옌센.

이 책은 드림 소사이어티의 특성과 전망을 소개하고 있다. “새시대 새로운 마케팅 가이드 북”이라는 저자의 말에서 드러나듯 주로 드림 소사이어티의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꿈과 감성을 잘 파는 기업이 성공한다는 게 그 핵심. 이제 소비자를 즐겁게 해주는 것은 정보나 품질이 아니라 꿈과 감성이라는 말이다.

어떻게 그 감성을 팔 수 있을까. 저자는 ‘이야기’, 즉 상품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팔라고 강조한다.

이야기는 대체 무엇이고 어떻게 감성과 연결된다는 말인가. 이 대목부터 책은 흥미로워진다. 접근 방식이 참신하고 매력적이며 상상력이 가득하다.

저자는 시계를 한 예로 든다. 시계는 이제 값싸게 구할 수 있는 흔한 상품이다. 상품이 흔할수록 사람들은 가슴에 호소하는 이야기가 담긴 특별한 걸 원한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시계를 손수 만든 어느 장인의 이야기나 생산업체의 정감 어린 사연이 담겨 있을 때, 그것은 비싸도 잘 팔릴 것이다. 이게 바로 ‘이야기’다. 찍어내듯 대량으로 쏟아져나오는 상품에 무슨 이야기가 있겠는가. 이야기는 이처럼 사람의 감성을 자극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운동 선수와 예술가에겐 다른 누구보다도 많은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이들이 고소득층이 되는 것이다. 드림 소사이어티는 이미 시작됐다. 미래사회의 최고 리더는 따라서 이야기를 생산하는 사람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매력적인 미래 예측이다.

그는 이같은 접근법을 바탕으로 꿈과 감성을 파는 시장을 6가지로 분류한다. 모험을 파는 시장, 우정과 사랑을 위한 시장, 관심을 위한 시장, ‘나는 누구인가’를 위한 시장, 평화를 위한 시장, 신념을 위한 시장 등.

모험 판매 시장의 경우, 열기구를 보자. 현재 전세계의 열기구 생산량은 매년 1000여개. 저자는 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열기구를 타는 모험은 그 자체가 이야기거리고 환상이며 감성이기 때문이다. 풍요로워질수록 모험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진다는 사실도 한 몫한다.

정보화사회 이후를 준비하는 태도와 ‘감성적인 이야기’를 강조하는 메시지가 의미심장하게 와닿는 책이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