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독서]「어버이 내리사랑」그린 책들의 감동

  • 입력 1999년 5월 7일 19시 40분


어버이는 아이를 어떻게 사랑할까?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어버이의 자식사랑 이야기를 다룬 책 세 권이 잇따라 나와 눈길을 끈다.

어머니의 사랑이 흙처럼 부드럽다면 아버지의 사랑은 햇볕처럼 뜨겁다. 올해 제23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박상우는 가족소설 ‘따뜻한 집’에서 아들에 대한 강렬한 사랑을 확인하고 있다. 그는 이 소설에서 “나의 아들이자 절친한 친구이기도 한 정호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1989년 5월23일 밤 8시30분경이었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그것 자체로 온전한 감동이었다”라며 아들의 탄생 당시를 회고한다. 그리고 돈이 없어 아이의 백일상을 차려주지 못하자 정신없이 소주를 마셔대며 쓰디쓴 오열을 짓씹어 삼키던 일, 운동회 때 잘못된 판정으로 울던 아이에게 선생님에게 또박또박 얘기하도록 해서 판정을 뒤엎고 1등을 차지한 이야기들.

동화작가이자 구연가인 장종수씨가 쓴 ‘가시고기의 사랑’은 더욱 눈물겹다. 암컷이 알을 낳고 떠나버리면 제살을 먹여 새끼를 키우는 수컷 가시고기처럼 아내가 종교에 빠져 집을 나간 이후 엄마 역할까지 같이 해야 하는 아버지의 절절한 부정(父情)을 보여준다. 매일 쪽지편지와 동화읽기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고, 딸 아이가 가슴이 커지고 생리를 시작하자 당황해하면서도 브래지어와 생리대를 사주며 성교육을 시켰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천리 도망은…’는 시사만화가 박재동(47)의 어머니 신봉선여사(68)가 31년간 남편의 병수발을 하면서도 2남1녀를 꿋꿋하게 길러낸 사랑의 이야기. 불량만화 단속에 걸려 즉심에 넘겨진 날 맏이 수동은 서울대 미대에 합격하는 등 ‘만화방 아지매’로 울고 웃었던 사연들을 담았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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