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레타를 볼까? 오페라를 볼까?…연말공연 풍성

  • 입력 1998년 12월 8일 19시 57분


반찬 가짓수는 그만그만하니 괜찮아 보이는데 선뜻 집어들 게 없어보이는 연말 공연계 차림상. 단 오페라는 예외다.

관객동원과 예술성 양면에서 ‘합격’평점을 받은 예술의 전당 오페라 페스티벌의 열기가 남아있기 때문일까. 두편의 대형 오페라와 기타 쏠쏠한 숫자의 소극장 오페라들이 맛깔나는 기획으로 오페라팬을 유혹한다.

연말 오페라계의 최대 기대주는 김자경 오페라단이 무대에 올리는 레하르의 오페레타 ‘명랑한 과부(메리 위도우)’. 30일부터 해를 넘겨 내년 1월 3일까지 5회 공연된다. 30, 31일 오후7시, 99년 1월1∼3일 오후4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작년까지 2년 연속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무대에 올려졌던 요한 시트라우스의 오페레타 ‘박쥐’의 뒤를 잇는 연말 오페레타다.

오페레타란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19세기 후반 유행한 경가극(輕歌劇). 산업화와 함께 새로 시민계급에 편입됐던 부호층을 기반으로 쉬운 내용과 유쾌한 음악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뮤지컬의 기원도 바로 이 오페레타에서 꼽는 시각이 우세하다.

‘명랑한 과부’는 ‘박쥐’와 함께 오페레타의 양대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 주인공 한나가 부르는 아리아 ‘빌랴의 노래’ 등은 특히 유명하다. 죽은 남편의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은 폰테베드로(가상의 나라)사람 한나는 파리 사교계에 등장하자 마자 숱한 남성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다. 그녀가 다른나라 남자와 재혼하게 된다면 폰테베드로에 경제한파가 닥칠 것을 우려한 제타 대사.폰테베드로인인 다닐로 백작을 한나와 접근시키려 책략을 쓰는데….

화려한 무대와 어울리는 왈츠 등 흥겨운 무곡,바이올린의 높은 음계 위에 황혼의 하늘빛처럼 반짝이는 독특한 세기말적 분위기가 향취를 더한다.

호화 연출진도 공연의 매력. 제타 대사역에 바리톤 김동규 전기홍, 한나역에 소프라노 박정원 김인혜, 다닐로 백작역에 테너 안형렬 김재형등 국내외 무대에서 기량을 인정받은 1급 싱어들이 대거 포진했다. 예술의 전당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카르멘’의 남주인공 돈 호세 역으로 사랑받은 김재형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탤런트 최종원도 배우 니구스역으로 깜짝출연한다.

김덕기(서울대교수)가 지휘하는 부천시립교향악단이 반주를 맡고,부천시립합창단과 서울발레시어터가 출연한다. 연출 김석만(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02―393―1244(김자경오페라단)

새로 창단한 경기오페라단(단장 전애리)은 푸치니의 중기 걸작‘토스카’를 무대에 올린다. 20∼22일 오후7시반 서울 성동구 능동 리틀엔젤스 예술회관. 인물성격을 면밀히 고려해 주역을 선정했으며, 원본에 충실한 무대를 선보인다는 자랑이다.

최선용이 지휘하는 경기도립오케스트라가 반주.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 장수동이 연출을 맡았다. ‘오페라 페스티벌’에 이어 두번째로 연출가 김석만(명랑한 과부)과 기량대결을 펼치는 셈.

토스카역에 소프라노 김영애 양혜정 양예경, 그의 연인 카바라도시역에 테너 박세원 박광원 김달진, 악인 스카르피아역에 바리톤 이재환 백광훈 김도형이 출연한다. 서울공연에 앞서 15, 16일 오후7시반에는 수원 경기도문화예술회관에서, 17일 같은 시간에는 군포 시민회관에서 경기도민을 위한 공연이 열린다. 02―581―0041∼2(음악친구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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