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일주 태극기달리기]사물놀이등 다양한 볼거리 제공

  • 입력 1998년 7월 15일 19시 52분


“기왕지사 세상에 태어난 이 몸, 죽기살기로 한번 싸워볼란다. 야아!”

정부수립 50주년 기념 ‘전국일주 태극기 달리기’의 대장정이 시작되는 17일 오전. 여의도 LG 쌍둥이빌딩 건너편 둔치에 마련된 대형 무대에서는 태극기를 앞세우고 달리는 아기장수의 힘찬 함성이 아침 공기를 가른다.

전래 민중설화의 영웅인 아기장수 개똥이. 조선땅에 함부로 쳐들어와 우리 민족을 못살게 구는 못된 용 이심이를 물리쳤던 이 ‘작은 영웅’이 위기를 딛고 일어서고자 하는 한국인의 표상으로 태극기와 함께 찬란하게 부활하는 것이다.

‘전국 일주 태극기 달리기’ 첫날 기념행사중 하이라이트가 될 극단 ‘연희단거리패’의 퍼포먼스 ‘산 너머 개똥아’. 한국적 연희(演戱)양식을 추구해온 연희단거리패가 태극기를 주제로 만든 한판 놀이마당이다.

“아기장수는 태평성대가 아니라 난세에 등장하는 민중 영웅입니다. 보잘것없는 신분의 아기장수 개똥이가 제 몸보다 몇배나 큰 못된 용을 물리치듯이 경제위기에 처한 한국을 구할 사람도 바로 이름없는 우리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라는 뜻을 이 공연속에 담았습니다.”

예술감독 이윤택(李潤澤)씨의 설명.

20여명의 배우들이 손에손에 태극기를 들고 옛날 남사당패가 펼쳤던 전통적인 기(旗)싸움 ‘오방진’을 벌이는 장면은 이번 공연의 백미다. 3·1 만세운동 당시 우리 선조들이 맨손에 태극기를 들고 일제의 총칼에 맞섰듯이 나라와 시절이 어려울 때마다 우리 민족에게 국난 극복의 의지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준 태극기의 힘과 의미를 다진다. 오전 10시 사물놀이를 앞세운 연희단거리패의 길놀이로 시작될 이날 공연은 온 가족이 함께 ‘우리 것’의 흥겨움을 맛볼 수 있는 기회. 관람은 무료다.여의도 둔치를 태극기가 수놓은 가운데 하늘에는 지름 24m, 둘레 86m의 대형 열기구가 둥실 떠오른다.열기구 아래쪽에는 10×15m의 대형 태극기와 함께 온국민의 ‘단합’을 기리는 동아일보사의 염원을 담은 대형 현수막 ‘전국일주 태극기 달리기―도약21, 힘찬 한국’이 화려한 빛을 발한다.

동아일보사는 이날 여의도 둔치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종이로 만든 수기(手旗)1천여장도 나눠줄 계획이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2번출구를 이용하면 행사장에 편리하게 도착할 수 있다.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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