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제주로 몰린다… IMF시대 해외는 부담

  • 입력 1998년 2월 22일 20시 16분


제주도가 ‘신혼여행의 메카’라는 옛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 IMF한파로 해외여행의 부담이 커지면서 허니문장소로 제주를 찾는 신혼부부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 지난해 11,12월 두달동안 제주를 다녀간 신혼커플은 11만5천여명. 96년 같은 기간 9만4천여명보다 22% 늘었다. 이같은 추세는 올들어 계속 이어져 지난달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2만2천여명)에 비해 절반이나 늘어난 3만3천여명의 신혼부부가 제주를 찾았다. 신혼부부들이 돈을 마구 뿌려대던 시절의 ‘신혼부부〓봉’이라는 등식도 사라졌다. ‘인생에 한번뿐’이라는 생각에서 흥청망청하던 씀씀이가 자취를 감춘 것. 10만∼30만원 짜리 앨범제작이나 비디오촬영업자들은 손님이 없어 울상이다. 또 제주와 서귀포시내 1,2급 호텔은 신혼여행객으로 북적대는 반면 특급호텔은 상대적으로 썰렁한 분위기다. 이에 따라 특급호텔들은 객실요금을 1급호텔 수준인 12만∼13만원까지 끌어내리는 가격파괴를 단행, 신혼부부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 목석원에서 만난 원호석씨(29·서울지하철공사)는 “유럽으로 신혼 여행을 떠나려 했으나 경비절약 차원에서 제주행 비행기로 갈아탔다”면서 “여행사에 문의할 때도 비용을 꼼꼼히 따져 경비를 1백만원선으로 맞췄다”고 말했다. 제주도 김영식(金瑛植)관광진흥과장은 “IMF한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등 전체 관광업계가 울상이지만 신혼부부들이 몰려들면서 제주관광의 숨통이 다소 트였다”며 “이를 계기로 제주관광문화의 새 틀을 짤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주〓임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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