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성공패션」 3색전략…튀는듯 은은하게

  • 입력 1998년 2월 18일 21시 10분


《“직장에서 성공하려면 옷을 잘 입어라. 단정하고 깨끗한 자기관리가 일에 대한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옷을 잘 입으면 일도 열심히 하게 되고 대인관계에도 자신감이 생겨 결국 성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멋쟁이’ 20,30대 직장인 3명이 밝히는 ‘옷 잘 입는 요령’을 들어본다.》 [개성파] ▼한솔 PCS 홍보실 박철우대리(34)〓“성실하고 빈틈없고 프로페셔널한 이미지를 보여줘야 한다. 셔츠와 넥타이는 이틀 연달아 입지 마라. 구두도 일주일에 두번은 닦아라.” 박대리는 후배들에게 늘 이런 충고를 던진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일수록 남을 처음 대할 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쭉 훑어보기 때문에 빈틈없는 옷차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박대리의 아침 출근준비. 옷장을 열고 생각하는 데만 30분이 걸리지만 시간낭비라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 옅은 색깔의 셔츠중에 ‘오늘의 컬러’를 꺼내들고 거기에 꼭 맞는 슈트와 넥타이를 골라 입고 나서면 발걸음이 산뜻. 시간이 없어 손에 집히는 대로 걸치고 나오는 날은 하루종일 찜찜하다. 셔츠가 옅은 색이면 슈트와 넥타이는 짙은 색으로 조화를 이룬다는 게 박대리의 코디법칙. 색깔로 튀는 것은 질색이다. 넥타이도 작은 무늬가 일정하게 들어간 고상한 것이나 대각선 스트라이프같은 깨끗한 것을 선호한다. 유행을 따르긴 애매한 나이지만 젊은 느낌의 스리버튼 포버튼슈트도 한두벌쯤은 장만해두었다. [감각파] ▼웅진출판 이벤트사업부 주윤식차장(36)〓가지고 있는 넥타이만 1백70개. 값비싼 슈트 대신 산뜻한 넥타이로 날마다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 작은 키를 보완하기 위해 시선을 위쪽으로 끌어 올리려는 뜻도 있다. “옷이 후줄근하면 기분도 후줄근해져요. 국제통화기금(IMF)시대엔 오히려 더 화사한 옷으로 튀면서 밝고 적극적으로 열심히 살아야지요.” 셔츠는 30벌 정도. 푸른색의 ‘유동근셔츠’와 새 유행인 연두색 셔츠는 물론이고 노랑 분홍 갈색 회색 군청색 등 골고루 갖췄다. 그를 ‘날라리’라고 판단한 장모가 주황색 야광셔츠를 선물했을 정도. 일요일이면 일주일치 셔츠를 한꺼번에 다려두는 걸 잊지 않는다. 한달에 한두번은 넥타이 대신 스카프를 두르고 캐주얼 차림에 검은색 멜빵을 하기도 하는 감각파. 덕분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혹시 결혼했느냐’는 즐거운 질문을 종종 받았다. TV드라마를 봐도 남자탤런트들의 셔츠와 넥타이만 보인다. 남들이 술 담배로 날리는 용돈을 모아 눈에 확 띄는 넥타이 장만에 쓴다. 백화점의 기획상품을 공략하면 질좋은 넥타이를 싼 값에 살 수 있다고 귀띔. [정통파] ▼중앙 국제법률특허사무소 박경완변리사(28)〓‘짙은 색의 투버튼 싱글슈트에 끈매는 구두’로 대표되는 격식갖춘 패션을 고집한다. ‘양복 입는 직장은 안 가겠다’며 가죽잠바 차림에 오토바이로 캠퍼스를 누볐던 게 언제였던가. 이젠 사무실 안에서도 재킷을 입고 있을 정도로 약간 불편한 듯한 옷을 좋아한다. 긴장감을 주기 때문. 그래도 통자로 된 ‘아저씨풍’ 슈트는 싫어 허리선이 약간 들어간 예쁜 디자인의 슈트를 찾는다. 섬유공학과 출신답게 슈트나 넥타이의 소재를 중요시하는 게 특징. 소재가 좋고 라인이 예쁜 A브랜드의 슈트로 이미지를 통일했다. “옷도 숨을 쉽니다. 슈트는 매일 바꿔 입어야 물리적 변형을 막을 수 있어요. 구두도 마찬가지죠.” 동강난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친구가 부러울 때도 있지만 점잖고 격식있는 패션의 틀 안에서 세련되게 코디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는 눈치다. 〈윤경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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