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 「세계경영」 돌입…국제-가나등,美-獨-佛등 공략

  • 입력 1998년 2월 8일 20시 48분


지난달 8∼13일 미국 마이애미. 이곳 컨벤션센터에서 ‘98 마이애미 아트페어’가 성대하게 열렸다. 14개국에서 87개화랑이 참가한 이 축제에는 3만5천여명의 관람객이 몰려들어 마이애미를 뜨겁게 달구었다. 한국에서는 박영덕화랑과 갤러리 나인 등 두화랑이 참여해 각각 8만, 5만달러의 판매수익을 올렸다. 박영덕화랑은 백남준 전광영 김창영 박찬갑 도윤희 박실 박유아, 갤러리 나인은 하종현 조성묵 곽덕준 김광묵을 참여시켰다. 금융위기로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 여느분야처럼 국내 미술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관람객들은 그림에 아예 관심이 없는 듯하고 작가들도 한없이 움츠러든다. 이런 시기에 일부 화랑들은 국내시장만으로는 더이상 살아남기가 힘들다며 외국시장을 의욕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지금까지 화랑들의 외국진출은 큰 부담이 없었다. 국내시장이 어느정도 돌아갔기 때문에 외국시장에서 안팔려도 이를 감수할 수 있었다. 환율도 그렇게 높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환율급등으로 전시장의 부스임대료도 크게 올랐다. 가지고 간 작품이 안팔리면 엄청난 부담이 생긴다. 그래서 작가와 작품선정도 그만큼 신중해져야 하고 꼭 팔릴 수 있는 입체적인 전략을 짜야 한다. 박영덕 화랑은 마이애미의 성과에 힘입어 5월 미국 시카고아트페어, 11월 독일 쾰른 아트페어 참가를 준비하고 있다. 박영덕화랑은 이번의 성과를 자축하고 앞으로의 성공을 기리는 뜻에서 ‘국제아트페어의 작가들’전을 열고 있다. 22일까지. 국제화랑도 활발하다. 조덕현초대전을 3월12일∼5월17일 미국 버지니아미술관에서 갖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외국전을 준비하고 있다. 4월4일∼5월16일 미국 뉴욕 제너러스 미러클 갤러리에서 한국작가4인(이기봉 문범 김홍주 김춘수)그룹전을 연다. 6월에는 조덕현 이기봉 코디최 홍승혜등과 함께 스위스 바젤아트페어에 참여한다. 9월에는 프랑스 파리 무시옹 갤러리에서 홍승혜개인전을 연다. 가나화랑은 시카고아트페어와 스위스 바젤아트페어(6월)프랑스 FIAC(10월)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참여작가는 권옥연 최종태 이종상 김병종 박영남 김인겸 고영훈등. 이중 고영훈은 상반기에 뉴욕,하반기 네덜란드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외국진출은 주로 젊고 참신한 작가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게 특징. 한국과 외국을 오가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해 현지에 이름이 잘 알려진 작가들도 인기다. 국제화랑 큐레이터 박경미는 “값이 높게 책정된 원로작가는 아무래도 국제무대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새로운 시장개척에는 젊은 작가들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작가들의 국제아트페어 참가는 외국화랑이나 미술관과의 교류로 이어져 개인전과 단체전을 성사시키는 등 한국미술의 국제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송영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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