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둔 재래시장]얼어붙은 대목…제수시장 「꽁꽁」

  • 입력 1998년 1월 22일 19시 46분


제수(祭需)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설을 1주일 앞둔 21일 오후 서울의 중부시장과 경동시장. 예년 이맘때엔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온 고객들로 북적댔지만 올해는 ‘썰렁한’ 분위기였다. 고객들은 대부분 선뜻 물건 사기를 망설이는 모습. 추운 날씨만큼 상인들의 표정도 얼어붙어 있었다. 그러나 제수 장만 없이 그냥 지나칠 수만은 없는 설날. 귀향을 포기해 집에서 차례를 지내야 하는 가정도 적지 않다. 중부시장에서 만난 김지선씨(41·서울 금호동)는 “매년 시댁이 있는 부산으로 내려갔으나 올해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귀향을 포기했다”면서 “집에서 차례를 지내기로 하고 제수용품을 사러 나왔는데 걱정했던 것보다 값이 싸다”고 말했다. 올해는 환율 인상으로 농산물 수입이 크게 줄었지만 대부분의 제수용품 값은 지난해와 비슷하다. 약과 다식 등 한과류 값은 밀가루 값이 올라 30∼40%가 올랐고 김 값이 20% 오른 정도. 다음은 대표적인 제수시장인 중부시장과 경동시장의 표정과 제수용품 가격. ▼ 중부시장 ▼ 건어물과 한과를 싸게 살 수 있는 대표적인 재래시장. 1천여 가게에서 시중보다 20∼30% 싸게 판다. 설 대목경기가 실종된 느낌.군데군데 이빨 빠진 지퍼처럼 문을 닫은 점포가 눈에 띄었다. 상인회 사무장 김상만씨는 “올해 40여 점포가 문을 닫았고 대부분 가게의 매상이 지난해보다 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중품을 기준으로 굴비 10마리를 4만∼5만원, 북어 자연태 20마리 한 쾌를 1만5천원,오징어 20마리 한 축을 1만6천∼1만8천원, 김 1백장 한 톳을 3천5백∼4천5백원에 판다. 멸치는 중품 3㎏이 굵기에 따라 2만5천∼4만5천원. 한과 한 봉지는 1천5백∼2천원 ▼ 경동시장 ▼ 과일 생선 채소 등을 20% 정도 싸게 팔아 한꺼번에 제수용품을 장만하기에 좋다. 그러나 ‘썰렁’하기는 마찬가지. 중품 한되 기준으로 밤은 1천5백∼2천원, 대추는 2천5백∼7천원, 잣은 2만∼2만4천원. 곶감 10개에 3천5백원, 단감은 한개에 6백원, 사과 한 개는 1천원, 배는 2천원이면 상품을 살 수 있다. 북어포 한 마리는 2천∼3천원, 통북어 10마리는 2만∼2만5천원, 국산 참조기 한 마리는 7천∼2만5천원, 동태 한 마리는 2천∼5천원에 팔리고 있다. 〈이성주·김상훈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