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영향 이상난동 열흘째…『기온은 봄…마음은 겨울』

  • 입력 1997년 12월 25일 20시 29분


전국의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5∼10도 높은 이상 난동(暖冬)현상이 최근 10여일째 계속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17일 이후 영하로 내려간 날이 하루도 없었으며 특히 19일에는 서울의 아침기온이 7.4도까지 올라 평년의 최고기온보다 3∼4도 높은 기현상이 나타났다. 이날 낮기온 역시 12.8도로 평년보다 훨씬 높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서울의 아침기온이 영하 4∼5도, 낮기온도 영상 3도 정도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할 때 이해하기 어려운 이변이라는 것이 기상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같은 이상난동 현상은 겨울철이면 한반도에 찬 공기를 몰고 내려오던 시베리아 고기압이 올해는 맥을 못추고 있기 때문. 지난 봄부터 발달한 금세기 최악의 엘니뇨로 인해 따뜻한 남서류가 강해지면서 북서풍의 유입을 막아 겨울바람이 불지 않는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 기상청은 『예년에는 보통 1주일 주기로 발달하던 시베리아 고기압이 올해에는 세력이 크게 약해져 한반도로 내려오지 못하고 만주지역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이 적어도 이달 말까지는 계속되고 기온이 떨어지더라도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겨울 고온현상이 계속되면 겨울작물인 보리가 웃자라게 되며 병충해 등이 많이 발생해 농작물 피해가 예상되지만 난방비 절약 등 긍정적인 면도 많다. 특히 올해는 외환위기에 따른 유류가 급등으로 이같은 난동현상이 에너지 절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년 1월에는 다시 주기적인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돼 겨울 고온으로 인한 피해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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