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대작곡가 슈베르트의 탄생2백주년이자 브람스의 서거1백주년. 국내 음악계의 올해 활동은 두 대가의 작품 연주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6백여곡에 달하는 슈베르트의 가곡 중 국내에서 연주되지 않던 곡들에 조명이 가해진 점은 성과로 꼽힌다.
해외 연주가 공연으로는 세계 성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소프라노 바라 보니와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의 4월 공연이 특히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인정을 받았다. 1월에 열린 정명훈 지휘 아시아 필하모니 관현악단의 창단연주는 지역내 음악교류와 세계 정상급 악단 창설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유명 연주가의 내한 공연취소도 잇따랐다. 9월 이후 테너 알라냐와 소프라노 게오르규의 부부연주회, 메조 소프라노 바르톨리 독창회, 유리 바쉬멧 비올라독주회, 마이클 니만 밴드 공연 등이 잇따라 취소돼 팬들을 실망시켰다.
이달 7일 막을 내린 제2회 동아국제음악콩쿠르는 한국의 백주영, 루마니아의 리비우 프루나루라는 두 바이올린 스타를 탄생시키면서 세계 최고수준의 경연으로 자리를 굳혔다. 이 경연에는 파가니니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 기존 유명콩쿠르의 1∼3위 입상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국악무대에서는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크로스오버」 국악공연이 젊은층의 호응을 얻었다. 대금명인 이생강, 소리꾼 장사익, 피아니스트 임동창이 공연한 「1997 공감」은 관객동원과 공연의 완성도 면에서 모두 성공적이었다.
국립국악원 대극장인 예악당의 작년말 개관은 신구 명인들이 기량을 펼칠 무대를 한층 늘려주었으나 기대에 부응할 만한 내실있는 공연은 드물었다.
〈유윤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