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꺼 보세요』…부부대화 가족놀이 활발

  • 입력 1997년 11월 18일 08시 00분


서울 청파동에 사는 최병일(39·회사원) 이현희씨(32) 부부는 요즘 저녁 시간이 훨씬 길어지고 풍요로워진 기분이다. TV시청에 대부분을 소비하던 저녁시간을 가족 모임 또는 독서 시간으로 활용하기 때문. 최씨가족에 변화가 온 것은 첫아들 명균군(7)이 다니는 숙명여대 아동연구소 부설 유아원의 「TV안보기운동」에 참가하고부터. 이 유아원은 지난 3∼9일 63원생가족을 대상으로 TV를 전혀 보지 않도록 한데 이어 10∼16일 TV시청시간을 축소 조정토록 한 것. 최씨가족이 이 운동에 참가하기 전 아이들은 오후 5∼7시, 어른은 오후 8시 최씨의 퇴근후부터 자정넘어까지 TV를 시청했으므로 저녁내내 TV가 켜진 상태였다. 이씨는 『한동안 TV를 보지 않자 연속극의 스토리가 연결이 안 돼 TV에 눈이 가지 않고 아이들도 만화영화 한두 프로만 보고는 더 이상 보겠다고 조르지 않는다』며 기뻐했다. 최씨는 『TV시청시간을 줄여 놀이 독서 가족모임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숙명여대 아동연구소장 서영숙교수(아동복지학)는 『TV에 중독돼 처음엔 자주 TV로 손이 갔으나 아이들 앞에서 볼 수 없어 참았다는 부모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이 기간 부모들은 자녀와 놀거나 얘기하고 책을 읽어주면서 서로 친밀감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서교수는 다른 가족들도 며칠간이라도 TV안보기를 실천해 보라고 제안했다. 다음은 서교수의 「TV안보기운동」 실천 방법 요약. △TV화면에 「TV안보기」 선언문과 활동계획표를 붙여두고 코드를 뽑는다 △컴퓨터게임을 하지 않고 비디오도 보지 않는다 △가족 모두 특히 아빠는 집 밖에서도 TV를 보지 않는다 △저녁시간 온가족이 공원산책 뒷동산오르기 술래잡기 등 야외놀이와 함께 실뜨기 끝말이어가기 등 실내놀이를 해 본다. 숙제나 독서를 해도 좋다 △며칠 간격으로 2,3회 실시한다 △TV를 켜지 않고도 견딜만해지면 아이들은 만화영화, 어른은 뉴스나 다큐멘터리 등 좋은 프로를 정해 「하루 1시간 TV보기」 원칙을 실천해 나간다. 〈김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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