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의 야산기슭이나 강변에 카페와 화랑 공연장 도예작업실 등이 함께 들어선 「문화공간형 카페」가 최근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들 문화공간형 카페는 주인이 대부분 예술인으로 겉모습부터 운치가 있다. 이곳은 땅값이 싸서 예술가들이 넓은 공간을 작업실이나 공연실로 가질 수 있다. 예술가는 쾌적한 전원에서 예술활동을 하면서 카페 운영이나 강습 등으로 돈을 벌 수 있고 고객은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문화적 욕구를 채울 수 있어 문화공간형 카페가 계속 생기고 있는 것.
경기 광주군 퇴촌면 염치고개 어깨에 난 오솔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황토와 통나무로 지은 소담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지난달 18일 문을 연 「예술마당」(0347―66―7707)이다.
왼쪽 건물 네 채는 통로가 연결된 카페이고 오른쪽은 전시관이다. 풍구가 전시돼있는 공간을 거쳐 나무다리를 건너면 나오는 카페는 통나무 서까래 기둥과 황토벽이 조화를 이뤄 고풍스런 분위기를 낸다. 한 편에는 세 개의 황토 온돌 사랑방이 있다.
전시관은 도예작업실과 전시실이 들어선 2층 건물이다. 1층에선 도자기와 칠보 등의 제작법을 가르치고 2층은 서양화 공예작품 등의 전시실로 쓴다. 주인인 공예가 채규홍씨는 『밤 9시반까지 문을 여는 평일엔 주부들이, 자정까지 영업하는 주말에는 가족이나 대학생들이 주로 온다』고 말했다.
승용차를 몰고 양평군 한여울호수마을로 가면 「예마당」(0338―74―0307)이 나온다. 예마당은 「호수위의 버섯궁전」으로 불리는 곳. 황토로 빚은 송이버섯 모양의 건물은 건축물저작권과 의장등록이 돼 있을 정도로 독특하다.
카페 안에서 고깃배들과 보트가 오가는 남한강의 풍경을 음미할 수 있다. 매일 주인 이준오씨의 팬터마임 공연과 도예가 서보원씨의 도예강습이 열리고 공예 미술작품전 라이브공연 등이 수시로 열린다. 요즘은 결혼사진 촬영장소로도 인기다.
「바탕골예술원」(0338―72―8735)은 예마당과 남한강을 사이에 두고 바투 서 있다. 카페와 함께 5백석 규모의 극장과 3층짜리 미술관 야외공연장 등을 갖춘 이곳은 내년3월 문을 연다.
북한강을 건너 남양주시 화도읍에 있는 「두몰워크숍」(0346―592―3336), 포천 광릉수목원 부근의 「꿈처럼 꿈꾸듯이」(0357―542―8394) 「고모리691」(0357―542―0691) 등도 문화공간형 카페로 꼽힌다. 「꿈처럼 꿈꾸듯이」에서는 연극이 주로 공연되고 「두몰워크숍」과 「고모리691」에선 현대무용 코믹오페라 산대놀이 등이 번갈아 열린다.
〈이성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