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사가 단독 입수, 첫 공개하는 사진들은 우리나라 개화기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귀중한 역사적 자료라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1901년부터 1910년까지 서울에 머물렀다는 영국인 상수도 기술고문의 눈에 비친 서울의 실상을 생생하게 증언해 주는 이 사진들을 대하게 된 것은 참으로 감개무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콜브란과 보스트위크에 의해 설치됐다고 기록으로만 전해오던 한국 최초의 상수도 공사작업의 전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는 이번 자료는 기록사진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한강에서 물을 끌어 들여 뚝섬정수장에서 정수된 수돗물이 광희문(光熙門)을 통해 도성 안으로 들어오는 사진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남아있지 않은 중구 을지로 6가 훈련원의 모습과 「訓鍊院」이라는 현판이 생생히 보이는 사진이 이번에 발견된 것도 크나 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군대가 해산돼 그 기능을 상실한 훈련원 앞마당에 야구용 네트를 치고 운동하는 장면도 매우 흥미롭다. 이는 개화기에 첫 구미제국(歐美諸國)의 운동인 야구가 들어와 YMCA야구단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자료로 우리나라의 체육사를 엮는데 소중하게 쓰일 수 있겠다.
이번에 발견된 사진 가운데는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것들이 많아 감회가 새롭다. 지금도 남아 있는 뚝섬 근교의 살곶이다리 위를 오가는 행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그 당시의 생활상을 짐작케 하는 귀중한 사료로서 큰 가치를 지닌다. 또 △광화문 앞 세종로거리의 모습 △전차가 다니고 등불이 걸린 종로통의 모습 △종로5가 부근 한성전기회사 일대의 거리풍경 △남산에서 바라본 명동성당 등은 90여년전 당시 우리의 모습이 어떠했는가를 증언해 주는 소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