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카드연체자를 찾아라』…결제율,매출의 50%대

  • 입력 1997년 10월 18일 07시 57분


「잠적해 버린 연체자를 찾아 달동네를 샅샅이 훑고 다닌다. 장거리 지방 출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때 주요 백화점마다 경쟁적으로 발급한 백화점카드의 연체액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몇몇 백화점의 연체액만 봐도 현대 1백30억원, 롯데 72억원, 신세계 70억원 등이다. 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이 갈수록 늘어나는 점도 연체액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대형 백화점의 경우 카드회원이 대부분 1백만명을 넘어섰고 1백70만명에 육박하는 곳도 있다. 백화점카드로 계산하면 지갑 속에 현금을 넣고 다니며 쇼핑하는 불편함이 없다. 또 할인혜택과 마일리지서비스 등 갖가지 부가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카드결제 고객의 비율이 이미 50%를 넘었다. 현대백화점은 44%를 웃돌고 롯데의 경우 이번 가을 바겐세일 기간중 고객의 44%가 카드로 대금을 결제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각 백화점의 판촉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카드 6개월 무이자할부판매가 다시 시작됐다. 종전 3개월 무이자할부판매 때보다 고객들의 씀씀이가 커지고 연체액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각 백화점이 연체액을 돌려받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은 보통 3단계로 나뉜다. 1개월이 지나면 전화나 최고장을 통해 입금을 독촉한다. 2개월째부터는 연체자의 집을 찾아가 돈을 받는다. 그래도 안되면 최후의 수단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한다. 백화점이 바빠지는 것은 2단계부터. 연체자 대부분이 「빚에 몰려」 몰래 이사하거나 잠적해 전화나 우편독촉이 소용없는 시점이다. 8년이 넘는 99개월의 「연체 장수기록」을 남긴 고객도 있다. 각 백화점의 연체자 관리직원은 연체자를 추적하기 위해 탐문활동을 벌인다. 연체자의 친척에게 문의해 이사간 곳을 찾아내기도 하고 경찰의 「협조」를 받을 때도 있다. S백화점 직원의 경우 사업이 부도나 1백50여만원을 내지 않고 「사라진」 김모씨(45)를 추적, 인천까지 갔다. 하지만 찾아간 곳에 김씨는 없고 부인과 아이들만 있어 헛걸음을 한 적이 있다. L백화점은 관리직원으로 전직 수사관 3명을 채용해 이들의 「노하우」를 활용한다. 이들은 주로 남의 명의를 도용하는 등의 카드사고 관련업무에서 능력을 발휘한다. S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연체자를 찾아 물어물어 달동네까지 갔지만 할머니와 손자들만 끼니를 거른 채 방에 누워있어 라면 한 상자를 사주고 돌아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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