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톱」이 나쁜 일곱가지 이유 아세요?

  • 입력 1997년 9월 10일 20시 05분


『할아버님 풍(風) 드세요』 『시숙어른 이번엔 죽어 주셔야 되겠습니다』 어느 가족의 추석연휴 안방 고스톱판 풍경.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명절날 고스톱은 지나친 승부욕과 돈에 대한 집착으로 자칫 가족간의 화목을 해칠 수 있다. 고스톱이 나쁜 다음의 일곱가지 이유를 되새겨 본다면 우리 사회의 「고스톱 열풍」이 고개를 숙일까. ▼중독성〓고스톱엔 원래 「할 뻔」하고 「될 뻔」하고 「날 뻔」하는 마력이 있다. 그 마력에 한 번 빠지면 밤새는 줄 모른다. 하루에 한번쯤 고스톱을 안치면 손바닥이 근질근질하다는 사람은 고스톱 중독자다. ▼언어의 무례성〓고스톱판의 언어는 거의 반말이다. 『고 하겠습니다』 『스톱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 봤는가. 『앞에서 막 자르면 어떻게 해』 『내 참, 이웃을 잘못 만나서』 위 아래가 없는 험한 말이 대부분이다. ▼공중도덕 실종〓고스톱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귀성길 승합차 뒷자리, 공항로비에서부터 심지어 여행길의 백두산 천지에서까지 기념고스톱판이 벌어진다. ▼비인간성〓제1조 안면몰수, 제2조 현금박치기, 제3조 낙장불입 등 소위 「고스톱 헌장」은 듣기만 해도 살벌하다. 「오고 가는 현찰 속에 싹트는 우정」이란 말의 진짜 뜻을 되새겨볼 일이다. ▼바보되기 쉽다〓적은 돈이라도 잃게 되면 기분이 좋을 리 없다. 그렇다고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면 「좀팽이」로 눈총받는다. 자칫 돈잃고 피곤한데 머리 나쁘고 인간성 안좋다는 소리까지 듣는다. ▼도박성〓웃고 즐기자고 시작했던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판돈이 커져 도박으로 변하기 쉽다. 형법에는 「재물로써 도박한 자는 1백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한다. 단, 일시 오락 정도일 때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디스크 걸리기 쉽다〓고스톱은 긴장상태로 구부리고 앉아 치는 게 보통. 목 등 허리로 이어지는 근육이 오랜 시간 긴장하게 되면 관절을 삐게 되고 곧 디스크로 이어진다는 게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 문재호교수(재활의학과)의 지적이다. 〈김화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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