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인기…강익중씨 수상계기 관객몰려

  • 입력 1997년 6월 18일 07시 54분


『예술의 은하계로 여행을 떠납시다. 심오한 의미와 깊은 아름다움으로 무한한 우주를 느끼게 하는…』 제47회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베니스 자르디니섬 카스텔로공원. 이 비엔날레를 지휘하는 큐레이터 제르마노 첼란트(이탈리아)의 목소리가 의욕에 넘쳤다. 수천명의 관광객이 베니스 1백18개의 섬과 4백개의 다리를 수놓았다. 오는 11월9일까지 계속되는 이 비엔날레의 주제는 「미래 현재 과거」. 올해는 57개국에서 1백90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 곳의 한편에 자리잡은 한국관. 한국출품작가 강익중씨의 작품이 특별상을 받으면서 이곳에도 사람이 몰려들고 있다. 백남준 전수천에 이어 이번에 강씨가 상을 받으면서 한국관 관계자들과 참가자들은 몹시 고무된 표정이다. 일본관과 독일관 사이에 위치한 한국관의 정면에는 강씨의 3인치 회화작품이 빼곡이 붙어 있다. 바닥에는 조각가 이형우씨의 테라코타와 나무작품이 깔려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다. 강씨의 「오페라를 부르는 부처」앞. 관객들은 파바로티의 음악을 그림과 함께 감상하며 재미있는 표정을 지었다. 3인치 부처그림 1천2백개를 모자이크 형태로 붙이고 노래를 들려주는 작품이다. 철조망을 소재로 한 이형우씨의 「완전한 있음」도 특이한 내용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측 커미셔너 오광수씨는 『이번 수상은 한국 작가의 역량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음을 입증해 준 쾌거』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관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보고 한편의 독특한 세계를 표출토록 한 것이 주효한 듯하다』며 『한국미술을 널리 알리는 창구를 마련했다는 점이 수상 못지않게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국관을 찾은 영국인 관람객 콘리는 『아주 재미있고 즐거운 느낌을 준다』며 작가들의 이름을 메모했다. 한편 15일의 개막행사중 단상에 앉아있던 심사위원 한사람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등 불상사도 있었다. 자신이 추천한 작가의 설치작품이 수상자 명단에서 누락된데 대한 항의였다. 심사위원들은 국가관상을 놓고도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참석자들은 미국 일본 프랑스 등이 개막 수개월 전부터 파티를 여는 등 강력한 로비를 펼쳤으며 심사위원들이 나눠먹기식 선정을 했다고 「비엔날레의 정치화」를 성토했다. 〈베니스〓이원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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