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나자레원」이색음악회…일본계노인 29명 위문공연

  • 입력 1997년 4월 14일 08시 21분


13일 오전 경북 경주시 구정동 나자레원(園)강당에서는 「이색 위문음악회」가 열렸다. 나자레원은 일제시대 한국인과 결혼한 뒤 남편 또는 부인과 사별하고 홀로 의지할데 없이 사는 일본계 노인(남자 2명 여자 27명)들이 생활하고 있는 곳. 이날 음악회는 한중일 문화교류협회(회장 崔烈坤·최열곤·66·경기대교수)가 나자레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들 일본계노인의 아픔을 달래주기 위해 일본 슈도(修道)대 교수인 바이올리니스트 나카우네미노리(50)를 초청해 이루어진 행사. 나카우네교수는 이날 1시간여동안 한국과 일본의 동요 등 20여곡을 연주했다. 5년전 나자레원에 들어온 후쿠다 마사코(福田政子·72·여)는 『간혹 일본인들이 방문해 위문 한 적은 있지만 음악회를 갖고 노래를 불러본 것은 처음』이라며 『모처럼 옛날 동요를 불러보니 고향생각이 절로 난다』고 눈물지었다. 위문음악회를 기획한 최회장은 『시설에 수용된 일본계노인들은 혼란했던 한국의 근현대사를 함께 체험한 우리의 이웃』이라며 『과거의 아픔을 딛고 밝은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행사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경주〓김진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