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제비 빨리 왔다…남부 예년보다 27일빨라

  • 입력 1997년 4월 8일 20시 08분


9일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삼월 삼짇날. 올해는 봄이 빨리 찾아 온 만큼 「봄의 전령」인 제비도 남부지방에서 예년보다 최고 27일이나 빨리 나타난 것으로 관측됐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제비는 지난달 11일 전남 장흥에서 평년보다 27일 빨리 발견된 것을 비롯, 제주에서도 평년보다 23일 빠른 지난달 15일 관측됐고 전남순천 여수 고흥 경북영주 등에서 날렵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이날은 전주까지 봄소식을 몰고 올 것으로 예측돼 서울 입성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제비는 봄을 가늠케 하는 지표동물중에서도 `대표선수'격으로, 보통 남부지방의경우 음력 삼월 삼짇날이 걸려 있는 4월 상순에, 중부는 4월 중순이나 돼야 관측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이처럼 제비의 북상속도가 빨라진 것은 평소보다 일찍 찾아 온 봄날씨에 기인한다. 대륙성고기압의 세력이 일찍 약화되고 따뜻한 성질의 남서기류의 지속적인 유입으로 지난달 중순부터 이미 4월의 기온을 기록했고 이에따라 개나리 진달래 벚꽃등 봄꽃의 개화시기도 빨라졌던 것. 이 때문에 제비 뿐만 아니라 驚蟄 때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개구리의 모습도 전남 고흥에서 평년보다 30일, 지난해보다 26일 빠른 지난달 20일에 발견됐으며 뱀도 경남 산청에서 평년보다 19일 빠른 지난달 23일에 관측됐다. 또한 나비도 지난달 8일 경남 밀양에서 평년보다 4일,지난해보다 44일 일찍 모습을 나타낸 데 이어 남부지방을 거쳐 서울에도 평년보다 9일 빠른 지난달 28일 기상청 뜰에서 관측됐다. 이밖에도 봄을 상징하는 새인 뻐꾸기의 소리가 지난달 11일 전남 목포에서 평년보다 무려 44일 빠르게 울려퍼졌고, 종달새의 정겨운 지저귐도 지난달 12일 전남 남원에서 청취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예년보다 봄이 일찍 와 계절을 알리는 지표동물의 발견시기도 20일안팎이나 당겨졌다"면서 "그러나 최근 공해때문에 봄이 와도 서울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제비를 올해는 흔히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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